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사설] 3분기 경제성장률 2.1%, 자화자찬할 때 아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어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2.1% 성장했다. 2009년 3분기(3.0%)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분기 GDP가 3.2%나 감소한 기저효과 탓이 크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9월 이후 경제회복 흐름이 예상보다 더 강하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 경제는 내년 상반기부터 정상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활력의 불씨가 살아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3분기 중 수출이 16% 늘어났다. 지난달 수출도 작년 동기 대비 4% 증가했고 일평균 기준 증가율은 6.3%에 이른다. 주력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회복세를 주도했고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정보기술(IT) 품목도 호조세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양적인 회복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눈에 띈다”며 “우리 수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해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 경제 현실은 녹록지 않고 대내외 악재도 수두룩하다. 당장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경제가 다시 쪼그라들 조짐이다. 그제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소비와 투자 지표가 각각 0.9%, 3.3% 감소했고 전산업생산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조치로 실물경제는 갈수록 나빠질 게 불 보듯 뻔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코로나19 창궐과 경제봉쇄 조치로 더블딥(이중침체)이 가시화되면 수출 길이 막힐 수도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기업의 손발을 묶는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집단소송제, 노동이사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을 무더기로 쏟아내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가뜩이나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시행 등 친노동·반기업 정책 기조에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이래서는 기업 투자와 소비가 살아날 리 없다. 정책 기조가 경제활력을 불어넣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문재인정부는 경제계의 조언을 경청해 과감한 규제완화와 노동개혁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구조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일이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