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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머스크, '비용과 전쟁' 선포..혁신가에서 경영자로 변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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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임직원에 이메일 띄워

"비용 줄여 이익 내지 못하면 주가 추락"

록펠러같은 성공한 경영자로 변신 시작

에디슨은 비용절감을 몰라 변신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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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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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비용 절감’을 입에 올렸다. ‘혁신가’에서 ‘경영자’로 변신이다.

미국 금융 역사가인 에드워드 챈슬러[『월스트리트 제국』의 지은이]는 몇년 전 기자와 통화에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석유왕’ 존 D 록펠러 등엔 공통점이 하나 있다”며 “바로 창업 초기 혁신가였다가 경영자로 변신에 성공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챈슬러에 따르면 혁신가가 경영자로 변신은 ‘비용과 전쟁’에 나서느냐 아니냐에 달렸다. 그는 “역사 속 혁신가 가운데 상당수가 비용절감을 치사하고 비루한 일쯤으로 여긴다”며 “임직원에게 ‘돈 아끼라!’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성공한 비즈니스 리더가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챈슬러의 논리에 따르면 머스크는 경영자로 변신을 시작했다. 그는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머무는 와중에 테슬라 임직원에게 띄운 이메일에서 “우리가 비용을 통제하지 못하면 주가는 거대한 망치로 때린 슈플레처럼부서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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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플레의 일종



머스크가 임직원에게 띄운 이메일에서 주로 강조한 말은 ‘혁신’ 등이었다. 이런 그가 이날 이메일에는 '치사하고 비루한' 비용절감을 직설적으로 강조했다.

머스크는 “우리의 순이익률을 보면 지난해의 경우 1% 수준으로 아주 낮았다”며 “투자자들이 우리의 미래 수익력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지만, 어느 순간 순이익이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면 주가는 추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주가가 새로운 고점을 찍는 지금 같은 순간에는 씀씀이를 아끼는 일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그런 생각은 분명히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토머스 에디슨의 후한 씀씀이



역사 속 혁신가는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푼 돈을 아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십상이다. 실제 토머스 에디슨이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돈을 마음대로 쓰는 바람에 20세기 초 투자은행 JP모건 파트너들이 애를 태웠다. 파트너들은 투자를 유치해 에디슨전기회사를 설립했다.

에디슨은 경영자로 변신하지 못했다. 회사가 위기에 빠져 구조조정을 거쳐 제너럴일렉트릭(GE)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그는 뒷전으로 밀렸다. 말년에 "월가의 돈놀이꾼들에게 당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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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에디슨



반면, 카네기나 록펠러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창업한 뒤 비용과 전쟁을 벌였다. 구두쇠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돈을 아꼈다. 그 바람에 록펠러 등은 성공한 경영자로 평가받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잔혹한 자본가로 불린다. 비용절감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테슬라도 비용 절감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는 듯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우리가 (소비자가) 살만한 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출에 스마트해져야 한다”며 “한푼 한푼 아끼는 일은 아주 힘든 게임이고,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머스크는 독일 미디어인 악셀스프링거가 주는 혁신대상을 받기 위해 베를린에 머물렀다. 그는 시상식 와중에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적대적 M&A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누군가가 ‘테슬라와 합치고 싶다’고 하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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