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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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상소문 형식의 '시무7조'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진인(塵人) 조은산이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사태와 관련해 침묵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구구절절한 변명도 좋고 궤변도 좋다. 최소한 침묵이 아닌, 권위를 내던진 지도자의 진실한 목소리를 국민들은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은산은 2일 자신의 블로그에 '대통령의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확신이 없는 자에게서 확답을 바라지 않는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은산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광우병 파동' 당시 대국민 담화문 일부를 예로 들며 "그들은 숨지 않았고 대립의 정점에 서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의 자격'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라면서 "한미 FTA를 둘러싼 각계각층의 반발은 두 대통령에게 각자 다른 성질의 문제로 다가왔다. 그러나 해법은 같았다. 국민적 저항에 맞서 회피와 침묵으로 일관하기보다는 뿔을 들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고 했다.
이어 "자존심이 아닌 자부심이 가득한데, 그것은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함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라며 "무엇보다 당당하다. 왜 지도자가 되었는가. 왜 청와대에 있는가.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부름에 어떻게 부응하는가. 지도자에게 던져진 수많은 질문들에 거리낌 없이 답하고 그 답을 타인에게 미루지 않는다. 자신에게서 답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은산은 "(그들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권위는 국민이 나서서 세워주는 것이지, 지도자가 스스로 세워야 할 것이 아니다"라면서 "'검란 사태에 대통령은 무얼 하는가' 이런 글을 원하겠지만 죄송스럽지만 나는 말을 아끼려 한다. 나는 확신이 없는 자에게서 확답을 바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을 향해 "구구절절한 변명도 좋고 궤변도 좋다. 최소한 침묵이 아닌, 권위를 내던진 지도자의 진실한 목소리를 국민은 원하는 것"이라며 "담화문을 작성하며 느꼈을 그들의 고뇌가 침묵이 가져다주는 편안함보다 훨씬 가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한미 FTA 협상 타결에 따른 저항이 거셌던 지난 2007년 4월2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한미 FTA는 시작 단계부터 우리가 먼저 제기하고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낸 것"이라면서 "저 개인으로서는 아무런 정치적 이득도 없고 오로지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내린 결단,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내린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FTA는 정치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닌 먹고사는, 국가경쟁력의 문제로 민족적 감정이나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일은 아니다"며 "정부도 국회에 나가 소상히 설명드리고 토론에 적극적으로 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광우병 촛불집회가 절정에 치닫던 지난 2008년 6월18일 2차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익을 지키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엄청난 후유증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렇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철회) 할 수는 없었다"며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겠으며, 국민의 뜻을 받들고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을 개편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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