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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굿바이 실리콘밸리"…HPE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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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정보기술(IT) 업체인 휼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본사를 실리콘밸리에서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이전한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휼렛패커드'는 빌 휼렛과 데이비드 패커드가 1939년 실리콘밸리 도시 팰로앨토에 있는 차고에서 만든 컴퓨터·노트북·서버·프린터 제조회사로서 이 지역 상징과도 같은 기업이다. 이번에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은 2015년 HP에서 분사돼 나온 클라우드 사업법인 'HPE'이지만 지역에서 상징적인 기업이 실리콘밸리를 떠난다는 소식은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 기업에 매년 30% 이상 매출을 성장시키는 신사업이기도 하다.

HPE는 이날 휴스턴에 최첨단 사옥을 건설 중이며, 인재 영입과 유지에도 휴스턴이 유리하다는 등 이유로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포천 500대 기업 중 상위군(109위)인 HPE의 텍사스 전입을 환영하며 일자리 창출의 거대한 잠재력이 만들어졌다고 환호했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떠나기로 결정한 IT 기업은 HPE 외에도 많다. 기업가치 90억달러(약 10조원)를 넘어선 실리콘밸리 유명 보안기업 '타니움'은 본사를 워싱턴주 시애틀 근처 도시인 커클랜드로 옮기기로 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하는 정보분석 회사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스도 실리콘밸리를 떠나 콜로라도주 덴버로 본사를 옮겼다. 파일을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회사 드롭박스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실리콘밸리 IT 기업이 이처럼 오스틴, 시애틀 등으로 이전하는 이유는 세금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텍사스주, 워싱턴주는 모두 소득세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뛰어난 IT 인력을 배출해내는 대학교가 존재한다. 텍사스대나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대 등에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과 같은 첨단 컴퓨팅을 연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뛰어난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모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처럼 주거비와 생활물가 등이 살인적으로 비싸지 않다. 도시 간 물가 수준을 비교해주는 '베스트플레이스'에 따르면 오스틴 생활물가는 실리콘밸리 도시 새너제이에 비해 44% 정도 저렴하며, 집값은 63%가량 싸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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