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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광역시 중 부산 울산 등 아파트 가격이 오른 곳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가을 들어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에 규제가 집중되면서 비규제지역이었던 이들 지방 광역시에 자금이 몰려 매매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고, 이로 인해 조급해진 실수요자마저 청약시장에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최근 부산과 대구 일부 자치구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 청약시장에선 올해 평균 경쟁률보다 2배가량 경쟁률이 높은 분양단지가 나타나기도 했다. 지방 광역시 아파트 시장의 과열 양상이 쉽사리 잠잠해지지 않으리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3일 부동산 조사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5대 광역시 1순위 청약 경쟁률(1순위 지원자를 일반공급 물량으로 나눈 값)은 지난 1~8월 평균 27대1에서 9월 이후 42대1로 상승했다. 부산의 경우 지난 1~8월 38대1에 불과했던 청약 경쟁률이 9월 이후 117대1까지 3배가량 껑충 뛰었다. 울산과 대전 역시 1순위 평균 경쟁률이 상승한 지역이다.
부산, 울산, 대전 등에서 청약 경쟁률이 대폭 오른 이유는 이들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높기 때문이다.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로 청약통장이 대거 몰렸다는 이야기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대 광역시 아파트의 올해 1~10월 매매가격 상승률은 4.4%로 서울(2.6%)보다 높았다. 이미 조정대상지역이었던 대전(14.6%)이 가장 상승률이 높았고, 부산 해운대구(9.5%), 대구 수성구(7.9%), 울산 남구(8.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에 위치한 삼익비치 전용 84㎡가 11월 15억5000만원에 거래돼 올해 초 대비 6억원가량 오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부산 아파트 매매시장이 과열되면서 지난 9월 진행한 부산 연제구 레이카운티 청약 땐 1576가구 모집에 약 19만명 (1순위 청약 경쟁률 120대1)이 몰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레이카운티는 전매제한 규제 전에 분양승인을 받아서 6개월 전매제한만 있던 단지"라며 "투자 수요도 많이 몰렸지만 실수요로 분류되는 고득점 청약자도 청약통장을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레이카운티 전용 75㎡는 최저가점이 4인 가족이 채울 수 있는 최고점수 69점을 기록했다. 50점대 가점자가 당첨권인 부산에선 이례적이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대구 역시 청약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 수성구가 지난달 20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청약 접수를 진행한 대구의 3개 단지는 모두 모집 인원을 채웠다. 특히 대구 중구 남산동 '해링턴 플레이스 반월당 2차'는 265가구 모집에 1만1256명(1순위 청약 기준)이 접수해 평균 42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올 한 해 대구 1순위 평균 경쟁률(22대1)보다 거의 2배가량 높다.
국토교통부가 지방 5대 광역시에 대한 투기 수요를 없애고 청약 경쟁률을 낮추겠다며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당초 6개월에서 소유권이전등기일(청약 후 약 3년)까지로 늘렸지만 되레 경쟁률이 오른 셈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지방 광역시에서 입지가 좋다면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할 경우 입주 시 잔금대출로 상당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자금 부담이 크지 않아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전매제한이 미뤄졌더라도 청약통장이 많이 몰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링턴 플레이스 반월당 2차 전용 84㎡ 분양가는 5억원대 중반에 불과하다. 인근 대구 중구 신축 단지에 비해 1억~2억원가량 저렴하다.
지방 광역시 부동산 시장 과열은 미분양 주택을 봐도 알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2266가구였던 부산 미분양 주택은 지난 10월 기준 1262가구로 반 토막 났다. 울산 역시 지난 1월 1142가구에서 10월 474가구로 미분양 주택이 대폭 감소했다. 지난 10월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를 보면, 부산과 대구 그리고 울산은 140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매수세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서울(131.5)보다도 높은 수치다.
그나마 지방 광역시 중엔 광주광역시가 올해 1~10월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2%, 청약 경쟁률 역시 24대1로 5대 광역시 중엔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진 않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광주광역시 남구 봉선동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가구 가운데 4가구를 외지인이 사들이고,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1억원 이상 오른 상태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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