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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미국 신정부, 대화 의지 발신·비건 후임 임명시 북한 도발 억제 효과 있을 수도" 고위 당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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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 바이든 새 미국 행정부가 가급적 이른 시기에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외교부는 전망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북한 문제에 관심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대화로 풀 용의가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면서 “(이 경우) 북한도 (대화를) 조금 기다렸다가 시작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후임을 조속히 임명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비건 부장관의 후임인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조기에 임명해서 발표한다면 (긍정적) 메시지를 명확하게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이어 “미국 쪽에 조기에 대북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고 반영도 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식 연설에서 외교 분야 언급을 한다면 북한 관련 이야기를 한번 넣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 전환기 한반도 정세 대응 방안에 대해선 “정부의 첫째 목표는 상황관리”라며 “과도기에 북한이 도발의 길로 갈 수 있는 요소를 억제하고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북한과 관계가 밀접한 나라를 포함해 국제사회와 공조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 바이든 새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외교노력 중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은 이어받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보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싱가포르 합의는 핵 문제부터 전반적인 북·미(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등 북·미가 논의해야 할 여러 분야를 식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주 방한할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싱가포르 합의 등 트럼프 시기 성과를 민주당 정부가 일정 부분 승계하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새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가 차지하는 우선순위와 관련해서는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예단하지는 않겠다. 우리가 미국에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핵 해법과 관련해서는 북·미가 비핵화 도달이 어렵다는 현실론에 따라 ‘핵 동결·ICBM 폐기’ 등 중간단계 합의로 만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 속에서 초기 단계로서 합의를 이뤄낸다면 큰 성과이겠지만, 이것만 떼어놓고 이야기하면 우리로서는 위험한 합의. 제일 걱정이 되는 부분”이라고도 말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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