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文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야"
장제원 "당의 과거에 대한 사과 강행은 월권"
서병수 "지금은 때가 아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와 관련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국민 사과 의사를 거듭 밝히고 당내 일부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국민의힘이 내홍을 앓고 있다.
김 위원장은 7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우리가 중도층을 끌어안고 30~40대의 지지를 다시 받고 싶다면 이제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대국민 사과 강행의지를 밝혔다. 특히 당내 반발을 겨냥해 "(당에서)막으면 비대위원장 직을 맡을 수 없다"는 엄포도 내놨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전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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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시기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던 12월 9일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반발은 전날 쏟아졌다. 김 위원장이 당일 청년국민의힘 창당대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국민 사과의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의힘에 처음 올 때부터 예고했던 사항인데 그동안 여러 가지를 참작하느라고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국민 사과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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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나. 김 위원장마저 전 정부 타령하시나"라며 "잠시 인지부조화...아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 옥에 갇혀 죽을 때까지 나올까 말까한 기억 가물한 두 전직 대통령보다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국민 삶을 뒤엎는 문 정권을 탄생시킨 스승으로서 '내가 이러라고 대통령 만들어준 줄아냐' 이 한 마디, 뜨겁게 기다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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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이 당의 과거에 대한 사과를 강행하려고 한다"며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이 아니고 의원들과 당원들이 김 위원장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정통성없는 임시기구의 장이 당의 역사까지 독단적으로 재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당에 올 때부터 예고' 했다고 했는데 누구한테 언제 예고를 했습니까?"라며 "'과거에 대한 사과'가 취임의 조건이었다면, 애당초 김 위원장은 이 당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사진=서병수 의원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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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과만이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좌파 586 세력을 단죄하기 위해 당 내외의 세력들을 한데 모으고, 당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로부터 명장의 덕목 중 나아감과 물러감을 정확히 아는 능력을 으뜸으로 쳤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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