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관계자 등이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 수도자 3천인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김지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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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은 이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951인 선언’을 전했다. 이들은 “잠잠히 고요하게 지내야 할 사제와 수도자들이 나선 것은 숱한 희생과 헌신 끝에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또다시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이 검찰개혁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누구라도 가졌던 것을 내놓기는 쉽지 않고, 하물며 독점적으로 행사하던 권한들을 포기하는 일은 더욱 그럴 것”이라며 “하지만 매미 같은 미물도 때가 되면 허물을 벗듯 과거의 허물을 벗는 일을 겁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사제단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검찰개혁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눈 감아 주지만 자신의 이해와 맞지 않으면 어떤 상대라도, 그것이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재판관 사찰'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 구성원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며 “재판관에 대한 사찰과 정보정치를 업무상 관행이라 강변해도 묵묵부답하는 것을 보니 불안과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선언에는 김희중 대주교와 주교 6명, 사제 926명, 남자수도회(사제·수사) 227명, 여자수도회 2792명 등 총 3951명이 참여했다.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로 구성된 종교계 100인도 이른바 ‘검찰개혁'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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