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주택 구매가 가계의 최적 소비 경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주택 구매 계획하면 저축 늘고 소비는 줄어…집값 폭등해 계획 늦춰지면 소비 더 침체 가능성
집값이 안정되지 않고 전셋값마저 크게 뛰면서 아파트보다 저렴한 다세대 및 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주택 수요자들이 다시 늘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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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서영빈 기자 = 내집을 마련한 가구는 집을 사기 전보다 소비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 집을 꾸미는 데 필요한 침대·옷장을 사야할 뿐 아니라, 주택 자금을 모으느라 자제했던 음식·음료 소비도 회복된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폭등이 가구들의 주택 구매 시기를 늦춰 소비를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BOK 경제연구: 주택 구매가 가계의 최적 소비 경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주택 구매는 이전까지 가계의 내구재 지출을 늘린다는 점만 알려져 있었다. 내구재란 책상·침대처럼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물품을 의미한다. 즉 새 집에 들어가면 인테리어 비용을 지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정도만 알려졌던 셈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주택 구매가 가계의 비내구재 지출도 늘린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비내구재란 음식료품, 의류 등 단기적으로 소비되는 재화를 말한다. 집을 사고 나면 이전에 아끼던 음식료품과 옷을 소비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한은은 이것이 억눌렸던 소비가 해소되는 과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을 사기 전까지는 주택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늘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내구재 소비가 위축된다. 그런데 주택을 구매하면 이런 위축 요인이 없어지기 때문에 소비 성향이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동재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집을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저축 성향이 높아지고 (소비가 억압되는 반면) 주택구매 이후에는 억압된 소비 해소되는 경향 있다"며 "주택 구매 이후 소비는 이전 소비에 비해 5.2%가량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서울 주택가 폭등은 전반적인 소비 침체로 이어진다고 추론할 수 있다. 주택가격이 폭등해 주택 구매 예정 시기가 늦춰지면 저축을 위해 소비를 줄이는 기간도 더 길어지기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가격 상승과 거래량 미치는 영향이 공통적으로 소비에 영향 미쳤을 것"이라며 "바로 결과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그 경로에서 소비가 영향 받았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다"고 밝혔다.
suhcrat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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