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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코로나19 3차 대유행 와중에 AI·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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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686명 역대 두번째 규모…고병원성 AI 5건 잇따라 발생

아프리카돼지열병 사육돼지 잠잠한 가운데 멧돼지서 계속 검출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α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급속도로 확산 중인 와중에 조류인플루엔자(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방역당국이나 지역주민 모두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했고 가축방역 역시 최고 수준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감염 확산세는 좀처럼 누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9일 600명대 후반까지 치솟아 국내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두 번째로 많았고, 한동안 잠잠했던 고병원성 AI와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연일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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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PG)
[이태호 제작] 일러스트



◇ '사람도 동물도…' 코로나19 확산속 가축질병 재발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86명으로,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월 29일(909명)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594명) 잠시 600명 아래로 떨어졌으나 이날은 92명 더 늘어나며 700명 턱밑까지 왔다.

앞선 1·2차 유행 당시에는 특정 집단이나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 전파가 일어나 비교적 추적이 용이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가족·지인간 모임, 마을회관, 시장, 음식점 등 일상적 공간을 고리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와 확산세를 막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감염병은 사육동물도 파고들었다.

먼저 지난 10월 강원 화천군의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당시 시점 기준으로 사육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0월 9일 이후 1년 만이었다.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는 한 번 감염되면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키우던 돼지를 모두 살처분했던 농가는 '재입식'(돼지를 다시 들임)을 준비 중이었으나 1년 만의 재발로 관련 작업을 모두 중단했다.

다행히 아직은 사육돼지 내 확산세가 보이지 않아 재입식도 재개됐지만,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덕둔리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확진됐다. 발생지점은 연천군, 포천시, 동두천시 경계 지역이며 최남단 광역울타리로부터 남쪽으로 4.3㎞ 떨어져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경기 가평 광역울타리 밖에 있는 멧돼지 4마리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이처럼 광역울타리 밖의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잇따라 검출되면서 '방역 구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상황은 더 심각하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전북 정읍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2년 8개월 만에 재발한 이후 지난 1일 경북 상주 산란계 농장, 4일 전남 영암 육용오리 농장, 6일 경기 여주 산란계 농장, 7일 충북 음성 메추리 농장에서 잇따라 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전남 나주 육용오리 농장과 여주 메추리 농장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와 현재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오리 36만1천마리, 닭 155만마리, 메추리 88만5천마리가 살처분됐다.

야생조류에서는 경기 용인·이천·안성·오산, 충남 천안·논산, 전북 부안·정읍·고창, 전남 함평, 경북 경주, 강원 양양, 제주 등 19건의 고병원성 AI가 확진됐고, 현재 17건에 대해 고병원성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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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 현재로선 방역이 최선…거리두기·차단방역 강화

코로나19든 AI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이든 현재로선 추가 확산을 막을 최선책은 방역뿐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8일부터 거리두기의 수위를 수도권은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로 각각 격상하며 방역 수위를 한층 강화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50명 이상의 모임·행사가 전면 금지됐다.

또 노래연습장과 실내체육시설, 학원 등은 아예 문을 닫았고 대형마트, 백화점, 영화관, PC방, 이·미용업, 오락실, 놀이공원 등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이번 2.5단계 조치로 수도권 영업시설 13만개의 운영이 중단됐고 46만개의 영업이 제한되고 있다.

이 같은 고강도 조치에도 불구하고 거리두기 격상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확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가축방역 조치는 이미 최고 수준으로 취하고 있다.

중수본 관계자는 전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전국적으로 바이러스가 농장 주변까지 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런 상황에 맞춰 강화된 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수본은 전국 가금농장별 전담관제를 도입해 소독·방역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미흡한 사항은 지속해서 보완해나갈 방침이다.

또 가금의 방사 사육이나 살아 있는 닭(70일령 미만)·오리의 유통은 금지하고 출하 전 검사를 오리·노계에서 전체 가금으로 확대했다.

중수본은 철새로부터 오염원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철새도래지와 농장 인근 소하천·저수지를 소독하고 강도 높은 출입통제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해선 야생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지점의 인근 방역대(10㎞내) 양돈농장에 대해 이동제한과 출하 전 정밀검사, 일일 예찰, 농장 주변 집중소독 등의 방역관리를 계속 추진 중이다.

아울러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위험주의보를 발령하고 중점방역관리지구내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차단방역 수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중수본 관계자는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

2020년 10월 이후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현황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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