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11·12일께 화이자 승인 예상
트럼프 “모든 미국인 맞은 뒤 수출”
일본 “연내 접종 시작” 준비 돌입
문 대통령 “백신 추가 확보” 주문
미 식품의약국(FDA)은 8일(현지시간)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효능에 문제가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10일 외부 전문가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 자문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자문위원회가 긴급 사용 승인을 권고하면 FDA는 11일 또는 12일께 백신 사용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백신 개발 최고 책임자인 몬세프 슬라위 대통령 수석과학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FDA가 백신을 승인하면 즉각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르면 토요일(12일)이나 일요일(13일)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자축 행사를 열었다. 백신 개발 및 보급을 위해 만든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백신 정상회의(Summit)’로 명명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승인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며 “이번 백신은 현대 의학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또 “백신 개발은 보통 5년, 6년, 7년 걸리는데 우리는 최고 수준의 백신을 9개월이 채 안 돼 완성했다”며 “올봄만 해도 아무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뒤 미국에서 개발된 백신은 미국인이 먼저 맞도록 보장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접종을 원하는 미국인이 모두 맞은 후에야 백신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어 행정명령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제조회사들은 이미 해외 정부와 공급 계약을 하고 수출을 준비 중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를 소개하는 행사에서 “취임 후 100일 안에 적어도 미국인 1억 명이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이 역사상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후생노동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이르면 올해 안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가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연내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초기 백신 공급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접종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본은 현재 화이자-바이오엔테크에서 1억2000만 회분, 모더나에서 5000만 회분, 아스트라제네카에서 1억2000만 회분의 백신을 각각 확보했다. 일본 총인구(약 1억2600만 명)를 넘어서는 1억4500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아사히에 따르면 현재 3개 제약사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일본인 임상 결과가 나온 뒤 기존 임상 결과와 합해 승인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 점검회의’에서 “백신 물량을 추가 확보해 여유분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달라. 재정적인 부담이 추가되더라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외국 백신 접종 사례의 효과와 부작용을 충분히 모니터링해 우리나라에 백신이 들어오는 대로 신속히 접종이 시작될 수 있도록 접종 계획을 앞당겨 준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UAE “중국 시노팜 백신 86% 효과”=중국 제약업체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의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시험 결과 86%의 효능을 보였다고 아랍에미리트(UAE) 보건방역부가 9일 밝혔다. UAE는 지난 6월 하순부터 자국에 거주하는 3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시노팜 백신의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UAE 보건방역부는 “경증·중증 감염 예방 효과는 100%에 달하며, 안전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노팜은 이집트·요르단·바레인 등에서도 3상 임상시험 중이다.
워싱턴·도쿄=박현영·이영희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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