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기자회견서 직접 오스틴 지명 이유 설명…의회 설득에 상당 시간 할애
오스틴 지명자 “군부 대한 민간 통제 중요성 최우선에 두고 펜타곤 운영할 것”
의회 민주당 의원 의견 엇갈려…워런·덕워스 등 주요 인사 “승인하지 않을 것”
국방장관 지명자, 바이든 ‘동맹 협력 강화’ 구상 지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을 국방장관 후보로 공식 지명한 결과를 직접 발표하며 지명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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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4성 장군 출신의 로이드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을 국방장관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자리에서 미 의회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국방장관 탄생이란 역사를 쓰는 데 함께할 것을 강력히 호소하고 나섰다.
바이든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오스틴 지명자가 참석한 가운데 국방장관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하고, 지명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뛰어난 품성과 용기, 능력을 겸비한 군 지휘관으로서 새롭게 국방부를 이끌 적임자”라고 오스틴 지명자를 소개하며 “미군 현역의 40% 이상이 유색인종인 상황 속에 국방부 수뇌부에 인종적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미국 최초 흑인 국방장관 탄생의 당위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날 바이든 당선인은 발언의 상당 부분을 의회를 설득하는 데 할애했다.
미국 법률이 전역한지 7년이 안된 군인의 국방장관 임명을 금하고 있는 만큼, 2016년 전역한 오스틴 지명자는 이 조항 적용을 면제한다는 미 상·하원의 동의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1947년 이 법이 제정된 이후 면제를 승인받은 건 1950년 조지 마셜, 2017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2명뿐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 헌법과 법률 체계에 대한 존경심이 확고한 만큼, 오스틴 지명자에 대한 믿음과 이 순간이 우리 역사에 필요한 일이란 확신이 없었다면 예외를 요구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오스틴 지명자는 미군의 민간 우위 원칙을 존중해나갈 것인 만큼 의회가 매티스 전 장관처럼 오스틴에게도 면제를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스틴 지명자 역시 민간의 군 통제란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 훼손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카멀라 해리스(왼쪽) 부통령 당선인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명자가 참석한 가운데 국방장관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하고, 지명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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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지명자는 “제복을 입고 일하는 것과 대통령의 내각 일원으로 일하는 것은 분명 다른 관점과 독특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군부에 대한 민간의 통제 중요성은 내 업무 정신의 최전선에 두고 펜타곤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스틴 지명자를 두고 의회 내부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미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를 맡고 있는 흑인 거물 정치인 짐 클라이번 하원의원은 유색인종 장관 수 확대를 위해 의회의 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상원의원도 면책권 부여 용의가 있음을 시사하며 “오스틴 지명자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도 다수의 의원들이 민간의 군 통제 약화에 대한 우려로 오스틴 지명자를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런, 존 테스터, 리처드 블루멘틀 의원의 경우 승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상이 군인 출신인 태미 덕워스 의원도 이날 인터뷰에서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왼쪽) 국방장관 지명자가 9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기 정부 초대 국방장관으로서 자신의 포부에 대해 밝히고 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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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스틴 지명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동맹과 협력할 때 가장 강력하다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약화한 미국의 국제사회 주도권을 회복하고 동맹을 복원하겠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구상에 공감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읽힌다.
오스틴 지명자는 “국방부의 역할은 안정을 유지하고 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며,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의 중요한 동맹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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