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집을 사는 과정에서 다양한 금융권 대출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2006년 6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129.71㎡)를 5억23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당시 엘지카드가 설정한 채권최고액은 3억6000만원. 통상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액에서 20~30% 높여 잡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 후보자가 실제 빌린 자금은 매입자금의 57% 수준인 3억원가량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은행보다 대출한도가 높은 카드사 대출까지 활용해 집을 샀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지만 변 후보자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보금자리론은 카드사를 포함한 각 금융사가 판매했다.
주금공 보금자리론은 서민을 위한 대출인데 어떻게 변 후보자가 대출을 받았는지에 대해 주금공은 "2006년에는 지금과 달리 보금자리론 소득기준이 없었다"고 답했다. 세종대 조교수로 근무 중이던 변 후보자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대출이 가능했다는 뜻이다. 이후 2013년에는 주택금융공사의 근저당권은 말소되고 대신 하나은행의 근저당권이 등장한다. 주금공 보금자리론을 상환하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이 설정한 채권최고액은 1억8000만원으로 실제 대출액은 약 1억5000만원으로 보인다.
변창흠 내정자가 소유한 방배동 아파트. |
일각에선 변 후보자가 논문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이 집값 거품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지목해놓고 정작 스스로는 보금자리론과 주담대를 '영끌'해 집을 산 것이 '내로남불'이라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변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해당 아파트 공시가를 6억5300만원으로 기재했다. 나 홀로 아파트라고는 하지만 주변시세보다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변 후보자는 한국에서 집을 사기 위한 일반적인 과정을 거쳤을 뿐임에도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며 "그동안 현 정권 인사들이 대출로 집 사는 걸 죄악시했던 업보를 받고 있는 셈"이라고 촌평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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