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주택매수 심리 자극
경기 아파트 매매값 0.44% ↑
고양 일산 서구 1.36%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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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대책 당시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도권 지역들의 집값이 다시 반등하면서 '규제 무용론'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가 11·19 전세대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공급에 한계를 드러내며 수요자들이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지역의 아파트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며 집값이 하락했던 양주 옥정까지 최근 투자자들이 몰리며 전문가들은 "집의 가치보다 정책에 따라 집값이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전세난에 규제지역 집값 다시 반등
16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4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인천 역시 11월 30일부터 상승폭을 키우며 같은 날 기준 0.21%의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수도권은 대부분이 규제지역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가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던 고양 일산서구는 1.36%가 급등했다.
최근 미분양 매물을 털어낸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두산위브더제니스는 전용면적 95.5㎡가 지난 5일 7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천도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며 매매가 5억원이 넘는 전용 59㎡ 소형아파트의 거래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에서 5억원 이상에 거래된 전용 59㎡ 이하의 아파트 매매는 17건이었지만, 올해는 156건으로 9배 이상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규제지역으로 묶인 수도권 아파트 가격 급등을 전세매물 부족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에서 전세난을 피해 몰리는 풍선효과와, 집을 구하지 못한 젊은 층이 수도권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으로 눈을 돌린게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규제지역은 대출이 어렵고 세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투자수요라기보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안한 전세대책과 주택공급에 대한 심리적 우려가 실수요자들의 주택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치 상승아닌 정책 변수가 시장 좌우
이런 현상은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6·17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경기도 양주 옥정도 최근 전고가를 회복하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는 지난 14일 실시간 인기 아파트 1위에 올랐다. 15일 오전 10시 기준으로도 2위를 기록했다. 실시간 인기 지역에서도 양주 옥정은 전날 1위, 이날 2위를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끌었다.
2기 신도시인 양주는 오랜 기간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확대 시행 직전 미분양을 대거 털어내며 반등했다. 하지만 6·17 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집값이 다시 조정을 받았다가 최근 규제지역 해제 기대감이 높아지며 다시 반등하고 있다. 실제로,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59㎡는 지난 6월 3억950만원에 거래됐지만 6·17대책 직후인 지난 7월 2억7400만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5일 3억3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현재 이 단지의 호가는 5억원까지 올라왔다.
전문가들은 조정지역임에도 집값이 오르는 현상을 두고 집의 가치 상승이 아닌 '정책 효과'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교통망 개선 등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 심리와 규제 회피 요인으로 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에서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조정대상지역은 투기과열지역 등 다른 규제지역보다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라며 "양주 옥정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와 실수요자들 모두에게 문턱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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