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권력기관 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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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전격적인 사의 표명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용퇴가 아닌 강요된 사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추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의 소식은 이날 오후 7시30분쯤 청와대를 통해 알려졌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재가 소식을 알리며 동시에 추 장관의 사의 표명 사실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사의 표명과 거취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라며 "앞으로 숙고해 수용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첨예한 갈등을 보여온 윤 총장과 추 장관이 한날 물러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하지만 불과 4시간 전인 이날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권력기관 개혁 3법' 관련 관계부처 장관 합동 브리핑에서 나온 추 장관의 메시지는 사의를 가늠하기 어렵다.
추 장관은 "검찰 개혁·수사권 조정 등으로 검찰이 본연의 역할 찾기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시행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검찰개혁의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장관 스스로 향후 계획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자신의 거취를 통보 받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기도 했다. 퇴진을 염두에 뒀다기에는 추후 검찰개혁 국면에서 자신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것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유사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수는 일을 거행하는 순간 효용이 끝난다"며 "'팽'은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의 사의 표명과 거취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도 '공치사'로 규정하며 "어떤 식으로든 추에게 물러나라는 뜻을 전했고, 추가 결국 그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였다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은 예정돼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총장의 거취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와 내년 재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정권 입장에서는 많은 잡음을 일으킨 두 사람의 거취를 일단락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편 추 장관은 자신의 사의 소식이 알려진 이후 페이스북에 정호승 시인의 시 '산산조각'을 올려놓고 "모든 것을 바친다 했는데도 아직도 조각으로 남아 있다"며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공명정대한 세상을 향한 꿈이었다"고 자신의 심경을 전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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