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국내 바이오 기술
바이젠셀은 ‘바이메디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이식편대숙주 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 현재 임상 1·2a상 시험을 앞두고 있다. [사진 바이젠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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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16개월 후 생존율 10% 이하
GvHD 치료제 개발 배경은 단순하다. 표준치료법이 없다. GvHD 자체가 난치성 질환이다. 조혈모세포이식 후 환자에게 수혈된 림프구가 면역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신체를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조혈모세포이식 후 100일을 기준으로 이전에 발생하면 급성, 이후에 발생하면 만성으로 구분한다. 급성은 간, 피부, 점막, 위장 기관, 면역 조직 등에 손상을 일으키고, 만성의 경우 이들 장기의 손상과 함께 장기간 지속 시 외분비샘에도 손상을 일으킨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치료법은 ‘스테로이드’다.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는 잘 알려진 것처럼 부작용이 심해 환자 삶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린다. 2019년 4억 달러 정도인 GvHD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연평균 약 8%의 성장을 거듭해 2028년에는 약 8억2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의 항암제 임브루비카(Imbruvica), 노바티스의 항암제 자카비(Jakavi)가 GvHD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바이젠셀이 GvHD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젠셀의 면역 세포 치료제 ‘VM-001(GVHD)’은 현재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a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이번에 승인받은 ‘VM-001(GVHD)’의 임상시험은 표준치료가 없는 GvHD 환자 총 12명(최대 24명)을 대상으로, 단계별 용량 및 투여 횟수를 증가시키는 코호트 연구로 진행된다. 수도권 4개 기관에서 한 번 투여 및 반복 투여 후 6개월간 안전성 및 약력학적 특성을 평가하게 된다. 이미 ‘VM-001(GVHD)’은 동물 모델을 활용한 전임상시험에서 GvHD 양상이 호전되는 결과를 얻었다. 독성·면역원성 등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VM-001(GVHD)’은 전임상시험에서 GvHD와 함께 아토피피부염·심근경색 등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이며 적응증 확장 가능성을 보였다. 향후 바이젠셀은 치료 효과를 보인 질환에 대한 임상시험을 검토 중이다.
‘VM-001(GVHD)’은 범용 면역억제 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인 ‘바이메디어(ViMedier)’를 기반으로 개발되는 신약이다. ‘바이메디어’ 플랫폼 기술은 바이젠셀이 제대혈 유래 CD34 양성 줄기세포에서 골수성억제세포(MDSC)를 세계 최초로 증식 및 유도하는 방법을 개발해 제대혈 줄기세포 유래골수성억제세포(CBMS)를 이용한 범용 면역억제 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이다.
제대혈 유래 골수성억제세포 이용
CBMS는 면역억제 기능을 가진 미성숙 골수성 세포의 집단으로, 면역억제 물질을 분비하거나 직접 세포와 접촉해 면역 세포를 억제한다. 하지만 대량증식 기술이 없어 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었는데 독자적인 대량증식 기술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으로의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바이젠셀 손현정 임상개발본부장은 임상시험 승인 당시 “골수이식 환자에게 GvHD는 장기 기능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난치성 질환으로, 현재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면역억제 치료법이 유일하지만 이마저도 반응하지 않으면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VM-001(GVHD)’의 임상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바이젠셀은 ‘바이메디어’와 함께 항원 특이 세포독성 T세포(CTL)를 이용한 맞춤형 T세포 치료제 ‘ViTier(바이티어)’, 감마델타 T세포 기반 범용 T세포 치료제 ‘바이레인저(ViRanger)’ 등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세포치료제는 또 다른 파이프라인의 세포치료제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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