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평균 예대율은 99.3%로 2분기 말(98.8%)보다 0.5%포인트(P) 올랐다. 당국 관리 목표치인 100% 수준에 임박했다. 가계·기업을 가리지 않고 대출은 늘어나는데, 저금리 영향으로 예·적금은 크게 늘지 않은 탓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내년 6월까지 은행 예대율 기준치를 105% 이내까지 허용해주기로 했지만, 저금리가 이어져 계속 은행에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이 기준마저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3분기 예대율이 98%대인 신한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하지 않은 20대 금융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한마이홈 적금’에 특별금리 5.5%를 적용하는 특판 상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본래 만기일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보유하면 우대금리 연 1.0%를 더해 최고 연 2.2%를 받는 상품이었다.
그러나 올해 연말까지 1인 1계좌 선착순 2만좌에 한해 우대 이자율 3.3%를 더해 최대 연 5.5% 특별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초 5%대 이자를 주는 상품들은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최소 몇개월에 걸쳐 일정 조건을 달성해야 하는 경우가 잦았다"며 "우대금리 요건이 까다로워 적금에 들지 않는다는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상품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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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NH농협은행 역시 별다른 요건 없이 매월 자동이체만 하면 연 5% 금리를 주는 올원뱅크 애플리케이션(앱) 전용 특판 상품을 팔았다. 이 상품은 응모자에 한해 4000명에게만 파는 상품이었는데 순식간에 완판에 성공했다. 그만큼 고금리 예·적금 특판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3분기 예대율(100.5%)를 기록했던 하나은행은 삼성카드(029780)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연 12%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나 일리있는 적금’을 선착순 5만명을 대상으로 판매 중이다.
이 밖에도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최고 연 6.0%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매직 6 적금’을 내놨고,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최저 연 1.8%에서 최고 연 8.5% 금리를 제공하는 ‘핫딜적금x신한카드’ 상품을 신한카드와 공동으로 출시했다.
연말 특판 상품은 금리는 높지만 최대 가입금액은 월 수십만원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금리 5%가 높아보여도, 매달 30만원씩 한도를 채워 1년을 넣으면 이자는 9만9000원에 그친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통 명절이 특판 성수기로 꼽히는데 올해는 설이나 추석에 고금리 특판을 진행한 은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4분기 들어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특판 상품을 연이어 내놓는다는 것은 그만큼 예대율 관리를 미루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달부터 시작한 오픈뱅킹 서비스 확대가 시중은행 특판에 불을 지폈다는 분석을 내놨다. 제2금융권은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가 되는 한도까지 예수금 대량 이탈이 우려된다.
이미 이달부터 농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7곳과 증권사 17곳 등 제2금융권 24곳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저축은행도 이 대열에 합류한다. 오픈뱅킹 이용 가능 계좌도 현재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예금에서 예·적금 계좌로 확대돼 자금 이탈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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