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시장 포기로 기업 비용 늘어 물가상승·수출감소·실업심화 전망
흐린 하늘에 펄럭이는 영국 국기 유니언잭 |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브렉시트가 마침내 완결됐다. 영국은 더 가난해질 것이다."
미국의 CNN 방송 온라인판이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미래관계 협상을 마침내 타결지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뽑은 헤드라인이다.
CNN은 24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미래관계 협상 타결이 불확실성을 제거해 단기적으로 영국 경제에 상승효과로 작용하겠지만 영국을 더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이 내년부터 EU와 완전히 결별하게 되면 단일시장을 포기함으로써 기업의 각종 비용이 늘게 돼 소비자물가가 올라가고 수출도 주는 데다가 실업문제도 심화하리라는 것이다.
특히 CNN은 영국과 EU가 타결한 자유무역협정이 영국이 EU를 상대로 적자를 보이는 상품교역 만을 다룰 뿐, 흑자를 보이는 금융산업 등 서비스 부문은 포함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상품과 달리 서비스, 특히 영국이 강세를 보이는 금융서비스는 이번 합의안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다뤄지지 않았다. 영국과 EU는 그동안 무역협정 협상과 별개로 금융시장에 관한 별도 협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당장 영국이 EU와 완전히 결별하는 내년부터 금융서비스는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양측의 합의에 따르면 EU가 비회원국의 금융규제와 감독의 실효성 등이 EU 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비회원국의 금융사도 개별 EU 회원국의 별도 인가 없이 영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일부 금융 규제의 경우 EU의 관련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영국과 EU가 타결한 미래관계 합의안에는 이런 규제 동등성과 관련한 EU의 새로운 결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주식이나 파생상품 등 영국의 대(對) EU 금융서비스의 핵심 부문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인 맬컴 바는 이와 관련해 "좋은 소식은 '노딜'(No deal)은 피했다는 것"이라면서도 "영국에 나쁜 소식은 EU가 영국과의 교역 관계에 있어서 거의 모든 유리한 지점을 점하는 합의를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EU 탈퇴 시 자국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암울한 전망치를 이미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영국 예산책임처(OBR)에 따르면 영국이 EU를 탈퇴하면 잔류 때보다 GDP가 장기적으로 4% 줄 것으로 예상된다.
yonglae@yna.co.kr
24일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 타결에 대해 브리핑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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