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조금 밖에 안 늘어…'포스트 브렉시트' 합의 두고 불만
북해에서 조업하는 어선.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영국 어민들이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체결한 '브렉시트(Brexit) 이후 미래관계 합의'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어입인협회(NFFO)는 26일 성명에서 "국가의 다른 목표를 위해 어업이 희생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합의를 '대단한 승리'로 포장하는 (영국 정부의) 공격적인 홍보활동이 진행되겠지만 어업 관점에선 패배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부가 약속을 뒤로하고 어업분야에서 (EU에) 항복한 데 대한 배신감과 분노, 환멸이 어업계 전반에 퍼져있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영국과 EU는 24일(현지시간)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하며 마련한 합의안에서 내년부터 5년 반에 걸쳐 EU 회원국 어선이 영국 수역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량 쿼터를 현재보다 25% 줄이기로 했다.
영국 수역에서 EU 어선 어획량은 매년 6억5천만유로(약 8천750억원) 상당이다.
영국 정부는 이번 합의로 "불공정한 EU 공동어업정책 의존을 끝나고 영국 수역 전체 어획량에서 영국 어선이 가져가는 양이 3분의 2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찬했지만 어업계 반응은 차갑다.
NFFO는 전체 어획량에서 영국 어선이 가져가는 비중이 터무니없이 적은 해역들을 언급하며 문제를 부각했다.
예컨대 영국해협과 켈트해의 경우 현재 영국 어선의 몫은 전체 대구(해덕대구) 어획량의 10% 안팎에 불과해서 향후 쿼터가 조정되더라도 여전히 어획량 대부분을 EU 어선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정치인들도 비판대열에 합류했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소속의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또 스코틀랜드 어업을 전부 팔아넘겼다"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하원 원내대표인 이언 블랙포드 의원은 "존슨 정부가 EU 어선이 (영국 수역에) 장기간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합의를 맺었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어업의 비중은 작년 기준 0.03%에 그친다.
그러나 존슨 총리 등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브렉시트 의미를 '국경과 규제 통제권을 회복하는 것'에 두면서 '수역 통제권 회복'을 강조했고 어업은 영국과 EU가 미래관계 협상을 타결하는 데 막판까지 걸림돌이었다.
존슨 총리는 미래관계 협상 타결을 알리는 기자회견에 '물고기 무늬 넥타이'를 매고 등장하기도 했다.
브렉시트 협상 타결에 기뻐하는 존슨 영국 총리 |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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