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9천만 달러 폭탄 수출 '선심'…'사우디 무기판매 중단' 선언, 바이든에 재뿌리기
펜타곤의 정권이양 비협조 관련 '트럼프, 몰래 승인할 작전 감춰뒀나' 의구심도 고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미국 국무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2억9천만 달러(약 3천146억5천만 원) 규모의 폭탄 판매를 승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국무부가 3천발의 정밀유도탄에 대한 잠재적 판매를 승인한 사실을 국방부가 확인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번 승인 소식을 의회에 통보했다.
이번 거래에는 GBU-39 소구경탄 3천발과 컨테이너, 지원 장비, 여분 장비 및 기술 지원 등이 포함된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국무부는 같은 날 공격헬기 AH-64E 아파치 약 40억 달러 어치를 쿠웨이트에 판매하는 방안 등도 승인했다.
이번 수출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레임덕 기간, 중동 내 '독재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가 열풍을 이루는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라고 가디언 등은 지적했다.
인권 유린 실태 및 예멘 내전에서 발생한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 규모 등을 이유로 의회 및 여론 상의 광범위한 반대가 비등하는 가운데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대한 대규모 무기 판매를 강행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는 대(對)사우디 무기 판매 중단을 공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내 우방인 사우디와 '밀월 관계'를 가져온 반면 반체제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등 사우디의 인권 문제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온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기간 예멘 내전에 개입한 사우디에 대한 지원을 멈추고 무기 판매도 중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번 무기 판매를 놓고도 반대단체들 사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개탄스러운 인권 문제에도 불구, 사우디에 서둘러 무기 선물을 나눠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 기간 중동에 대한 '무기 노다지'가 계속되고 있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동 무기 수출은 소송전으로도 비화한 상태이다.
뉴욕 소재 싱크탱크인 '뉴욕 외교 정책 현안 센터'는 미국의 대(對) UAE 무기 판매와 관련, 충분한 사유 제공에 관한 법적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으며 미국의 안보 및 세계 평화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판매 중단을 요구하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고발하는 소송을 곧 제기한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대선 직후인 지난달 10일 UAE에 F-35 전투기, 군사용 드론(무인기) 등 234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첨단 무기를 판매하는 계약을 승인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한 바 있다.
미 상원은 지난 10일 이러한 판매 계획안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특히 UAE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UAE가 이스라엘과의 수교에 합의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이번 사우디 및 쿠웨이트에 대한 무기 판매 역시 UAE의 선례를 따르라는 장려책 차원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제기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일련의 무기 판매는 바이든 인수위가 국방부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군사 작전 등 정권 이양 관련 보고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국방부의 비협조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전에 승인해줘야 할 몇몇 중요한 작전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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