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 주택담보대출 비율 32.5% 이내로 낮춰야…최대 4년 유예
내수 극대화 위한 '수요 측 개혁' 차원 주택 안정화 도모
중국 본토에서 가장 집값이 비싼 대도시 중 하나인 상하이 |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국민 평균 소득에 비해 비싼 주택 가격의 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총량 관리 제도를 도입했다.
1일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이하 은보감위)는 전날 공동으로 '은행의 부동산 대출 집중관리제도에 관한 지침'을 발표했다.
인민은행과 은보감위는 새 지침에서 은행의 전체 대출 잔액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및 개인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 한도를 구체적으로 설정했다.
은행 규모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형 은행의 경우 부동산 관련 대출 상한선은 40%, 개인 주택담보대출 상한선은 32.5%로 정해졌다.
중국 대형 은행 대부분의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는 이미 새로 제시된 기준선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은행들이 상한선 조건을 맞출 수 있도록 현 상황에 따라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최대 4년의 과도기를 부여하기로 했다.
과거 중국의 주택 가격 안정화 정책은 주로 각 지방 정부 차원에서 주택 구매 자격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후커우(戶口·호적) 제도 탓에 많은 주민이 실제 자기가 거주하며 일하는 대도시에서 주택을 살 자격조차 부여받지 못한다.
특히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인구 억제 정책이 강한 인구 2천만 이상의 초거대 도시에서는 원칙적으로 현지 후커우를 가진 사람만 아파트 등 주택을 살 수 있다.
중국 당국이 이번에 중국 전체 은행에 적용되는 대출 총량 관리 제도를 도입한 것은 주택 가격 안정화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廣州), 선전(深圳) 등 중국 대도시의 집값은 서울, 도쿄와 비슷하거나 일부 지역은 오히려 비싸다. 아직은 한국, 일본보다 낮은 평균 소득을 고려했을 때 일반 중국인, 특히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은 매우 큰 편이다.
경제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중국에는 세계적인 부호들이 많지만 중국의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는 이제 갓 1만 달러를 넘어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등에 비해서는 낮다.
중국 지도부는 새로 제시한 경제 화두인 '수요 측 개혁' 차원에서도 주택 가격 안정화 목표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수요 측 개혁'이란 미국과의 갈등과 코로나19의 지속 확산 속에서 더욱 중요성이 커진 내수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늘리기 위한 일련의 개혁을 말한다.
주택 가격 안정화는 중산층과 서민의 주거비를 낮춰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정책 목표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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