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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통계 과장" vs "진짜 죽음"… 트럼프ㆍ파우치, '美코로나 현실'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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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책임 회피에 "의료 현장 가짜 아냐" 반박
한국일보

지난달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혼자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의 미치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간 미식축구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웨스트포인트=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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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국 미국의 현 상황을 놓고 퇴임이 임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보건 당국 감염병 분야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설전을 벌였다. 자국 통계가 과장됐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임 회피에 “의료 현장은 가짜가 아니다”라고 파우치 소장이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터무니없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측정 방법 탓에 ‘중국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 수치가 미국에서 아주 과장됐다. 의심스러우면 코로나라고 부른다”고 썼다. “다른 나라들 중 상당수는 고의로 매우 부정확하고 수치가 적은 것처럼 보고한다”면서다. 대통령이 자국 보건 당국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공개 표출하는 식으로 정권에 쏟아지는 비난을 피하려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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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자기 트위터에 올린 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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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트위터 글에서는 “백신은 주(州)들이 접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연방정부에 의해 주들에 전달되고 있다”며 애초 계획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백신 접종이 연방정부가 아니라 주 정부 잘못 탓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보건 당국 관계자들은 즉각 반박했다. 이날 ABC방송에 출연한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언급과 관련한 질문에 “죽음은 진짜 죽음”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이 할 필요가 있는 건 의료 종사자들이 뭘 다루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그들은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있고, 병상은 죽 늘어서 있다. 병상은 바닥나고 의료 요원들은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진짜다. 가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역시 이날 CNN에 출연한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도 ‘코로나19 사망자 수치가 진짜인가’라는 질문을 “보건 관점에서 볼 때 이 수치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미 대통령이 대유행에 대한 거짓 정보를 퍼뜨릴 때 외과의로서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모든 측면에서 대유행에 대한 가장 도전적인 것 중 하나는 정치의 한가운데에서 미국인에게 건강 정보를 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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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달 22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미국국립보건원(NIH)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데스다=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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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코로나 사망자 35만명 넘어… 언론 "백신 접종 느리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045만여명, 누적 사망자는 35만여명이다. AP통신은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 가족 모임으로 사망자와 확진자가 다시 급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 속도는 당초 기대보다 느리다. 접종 20일째인 2일 오전 9시 기준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422만5,756명으로 집계됐고, 배포된 백신은 1,307만1,925회 접종분이라고 CDC가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까지 2,000만명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연방정부의 목표에는 한참 미달하는 수치다.

CNN방송은 “지금까지 결과는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연휴 기간 인력 부족과 시스템 등 문제로 백신 배포가 예상보다 훨씬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파우치 소장은 ABC에 “약간의 희망은 지난 72시간 동안 150만회분이 접종됐다는 것이다. 하루 평균 50만 회분인데, 초기보다 훨씬 낫다”며 “가속해 탄력을 받으면 1월 첫 2주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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