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지원硏·KAIST 공동연구, 치매 치료하는 나노복합체 개발
나노복합체가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억제하는 과정. 핵산가닥 압타머를 통해 아밀로이드 플라크에 달라붙은 나노복합체가 빛에 의해 활성화되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잘게 쪼개고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재응집 및 새로운 형성을 억제한다.[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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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아직까지 마땅한 치료법을 찾지 못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소재분석연구부 강현오 박사 연구팀은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치매의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억제하는 나노복합체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복합체는 붉은 빛을 받을 때만 활성화되기 때문에, 필요한 시간 동안 특정한 위치에 빛을 조사해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억제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새로운 형태의 치매 치료에 활용될 전망이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덩어리로 실 모양의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응집되어 만들어진다.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뇌 안에 계속 축적되는 과정에서 신경 독성이 야기되고 뇌 신경세포의 신호전달 시스템이 파괴되어 치매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를 위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을 억제하는 연구는 계속돼왔지만, 빛으로 치료 위치를 표적하고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나노복합체를 개발하여 동물실험을 통해 억제 효능을 검증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주요 치매 유전자들을 동시에 갖고 있는 치매 동물모델로 실험을 진행했다. 살아있는 실험쥐의 뇌 한쪽에 나노복합체 용액을 주사한 후, 뇌 속 깊은 곳까지 도달할 만큼 투과력이 높은 붉은 빛을 2시간 동안 조사했다. 빛을 받아 활성화된 나노복합체는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잘게 쪼개고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재응집 및 새로운 형성을 억제했다.
개발된 나노복합체는 5nm(나노미터) 이하의 크기로 공 모양의 핵에 핵산가닥을 결합시킨 형태다. 나노복합체의 핵은 탄소가 주성분으로 ‘탄소점’이라고도 불리며 인체독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핵에 붙은 ‘압타머’라는 핵산가닥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만나면 강하게 달라붙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복합체는 살아있는 실험쥐 뇌의 복잡한 신경생리학적인 환경 속에서도 효능이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치매 치료제 개발에의 적용이 용이하다.
강현오 박사는 “뇌신경 관련 치료제 개발에 있어, 외부 물질로부터 뇌신경세포들을 보호하는 뇌혈관장벽을 치료제가 통과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이번에 개발된 나노복합체는 탄소를 기반으로 하여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복합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 최신호에 게재됐다.
신형식 기초지원연 원장은 “우리나라는 매우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였고,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노화 관련 질병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기초지원연은 과학기술 기반 대응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고령동물생육시설을 포함하는 노화연구시설을 준공했으며 이러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함과 동시에 생물재난 분석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노화 관련 후속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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