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지아 상원 2석 모두 차지
바이든 정부, 정책 추진에 힘 얻어
대선 승리 연설 때 “미국 치유” 선언
정권 출범도 하기 전 ‘국론통합’ 숙제
의사당 로툰다 홀을 점거한 시위대.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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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무리가 미국 민주주의의 성채를 휩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초유의 워싱턴DC 의사당 점거 사태를 이렇게 묘사했다.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주재로 미 대선 선거인단 투표를 확정짓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렸지만 대선 결과를 거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이 미 의회를 습격하며 의원들이 도망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AP통신과 CNN에 따르면 의사당 진입 과정에서 시위대 4명이 숨졌다. NYT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방위군 투입을 정부 측에 요청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했다고 한다. 병력 투입을 승인한 건 펜스 부통령이었다.
주방위군이 투입되고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으며 의회 합동회의는 중단된지 6시간 만에 속개됐다. 속개된 회의에서 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주의 대선 선거 결과에 대해 일부 공화당 의원이 이의를 제기해 회의가 길어지기도 했으나 토론과 투표 등을 거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가 최종 승인됐다.
상원 본회의장에 난입해 상원의장석을 점거한 시위자.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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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치러진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선 민주당이 2석을 모두 차지하며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원 의석은 50대 50으로 동률이 됐다. 여기에 상원의장을 겸하는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쥐면서 민주당이 상원을 이끌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선 승리와 함께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이뤄 정책 추진에 힘을 얻게 됐다.
그러나 의사당 점거 사태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분열된 미국을 통합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NYT는 이번 사태로 “트럼프 시대는 폭력으로 종말을 맞았다”고 평가했지만 트럼피즘(트럼프의 극단적 주장에 열광하는 현상)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광란의 무리’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지속해서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연설에서 “미국이 치유를 해야 할 시간”이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이젠 미국의 치유에 앞서 미국의 절단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권 출범도 하기 전에 국론 통합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6일 “이번 사태는 폭거”라면서도 “이번 일이 미국을 말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오는 2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소요 사태가 다시 일어날 우려도 있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미국센터장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기성세대와 친트럼프 진영으로 분열된 점 등은 트럼피즘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말해준다”며 “취임 첫해 바이든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시 공화당에 다수당을 내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의사당 난입 시위 현장 생중계 화면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시위자가 포착됐다. [사진 NBC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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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가 바이든 당선인에게 심각한 이유는 극렬 트럼프 지지자들의 일회성 일탈 행위로만 치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를 불과 2주 남겨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또는 직무정지 발동이 거론된다. 정권 교체기의 혼란한 정치 상황 역시 바이든 당선인이 떠안을 몫이다.
한편 트위터는 대선 불복 시위를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12시간 동안 폐쇄했다. 페이스북·유튜브도 트럼프 대통령의 비디오 연설 영상을 삭제했다.
이유정·이민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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