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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폭도’에 뚫린 美 공권력…‘이중잣대’에 분노한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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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자 아닌 국내 테러 반란자들”

흑인 시위때와 판이한 대응 비판

美언론도 ‘소극적·안이함’ 꼬집어

헤럴드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차기 행정부의 법무부 장관 지명자를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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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7일(현지시간) 전날 벌어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공권력의 허술한 대응을 비난했다. 지난해 여름 미국 사회를 뒤흔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시위 때와 판이하게 다른 ‘이중잣대’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발언 도중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개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NBC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라웨어주(州) 윌밍턴에서 차기 행정부 법무부 장관 지명자로 메릭 갤런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 판사를 낙점했다고 공식 발표하기에 앞서 의회에서 벌어진 폭력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동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 가운데 하나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이었다”고 했다. 시위대에 대해선 “그들을 감히 시위자로도 부르지 말라. 폭도들이고, 국내 테러를 일으킨 반란자들이었다”고 규정했다. 또 “그(트럼프)가 시작부터 우리 민주주의 기관에 대한 총공격을 촉발했다”면서 “어제는 가차없는 공격의 정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손녀딸이 전날 자신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며 의회를 급습한 이들에 대응한 공권력의 문제를 거론했다. 이 사진은 작년 여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라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나선 이들을 막기 위해 법집행관들이 링컨기념관까지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장면이었다. 의회 난입 사태에 동원된 경찰의 수·무장 수준과 큰 대조를 보이는 것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손녀딸이 이런 차이를 두고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고, 자신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단체가 어제 시위를 벌였다면 의회를 급습했던 폭도와 매우 다르게 대우받았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 “이건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NBC는 바이든 당선인이 이 대목에서 오른쪽 검지 손가락으로 연단을 찍으며 목소리가 커졌다고 묘사했다.

공권력의 안이한 대응과 관련해선 미 언론도 문제제기를 했다.

WP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 땐 11개주와 워싱턴DC 주 방위군이 동원됐지만, 이번엔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의회 난입 사태에선 워싱턴DC 주방위군 1100명이 동원되긴 했지만, 사태가 벌이진지 2시간이 흐른 시점이었다. 사태가 확산하자 의회 경찰이 주방위군 200명의 추가지원을 요청했지만 곧바로 승인되지 않았다. 워싱턴DC는 주(州)가 아니어서 주 방위군 배치 권한은 현재 국방장관 대행인 크리스토퍼 밀러 대행이 갖고 있다. WP는 “과거(인종 차별 반대시위) 강경 대응으로 비판받았던 국방부가 이번에 비껴 서 있었다”고 했다.

흑인 인권 단체인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성명에서 “흑인이 목숨을 위해 시위할 땐 공격형 화기와 방패, 최루가스, 전투헬멧을 갖춘 경찰이나 주방위군을 맞딱뜨린다”며 “이건 분명하다. 만약 (의회 난입) 시위대가 흑인이었으면 최루탄을 맞고 구타당하고 아마 총을 맞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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