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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이슈 트럼프 탄핵 정국

고립무원 트럼프, 해임·탄핵 위기 속 뒤늦게 바이든 당선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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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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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연설 동영상에서 “순조롭고 질서있는 정권이양을 보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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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를 부인하며 끈질기게 선거 결과 뒤집기를 시도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새 정부가 1월 20일 출범할 것”이라면서 평화적인 정권이양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당선자의 승리를 처음으로 시인한 것이다. 무차별 소송과 의회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 저지 등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모든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고, 전날 터진 지지자들의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책임론이 쏟아지면서 고립무원에 빠지자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연설 동영상에서 “우리는 치열한 선거를 치렀고, 감정이 고조됐다”면서 “그러니 이제 성질을 가라앉히고 차분함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행정부가 1월 20일 출범할 것”이라면서 “이제 내 초점은 순조롭고 질서정연하며 빈틈없는 정권이양 보장으로 전환한다. 이 순간은 치유와 화해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패배 선언이다. 지난해 11월 3일 대선일로부터 65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5명의 사망자를 낸 폭도가 시위대 의회 난입을 부추긴 혐의가 너무 뚜렷하기 때문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공화당 의회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등을 돌린 가운데 백악관과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사임 행렬이 이어졌다.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은 이날 사임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자리를 지켜온 그는 매코널 원내대표의 배우자이다.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한 믹 멀베이니도 북아일랜드 특사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자랑스러워할 많은 성공 리스트를 갖고 있지만 어제 전부 사라졌다”고 말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사임 의사가 있지만 혹시 있을지 모를 트럼프 대통령의 또다른 극단적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 자리를 지켜달라고 주변에서 설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즉각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이 대통령은 하루라도 더 재임해서는 안 된다”면서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수정헌법 25조를 동원해 트럼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무와 의무를 수행하지 못한다고 부통령과 내각 과반수가 판단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부통령과 내각이 일어서기를 거부한다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이회를 다시 소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대통령이 무장 반란을 선동했다”면서 슈머 원내대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여당인 공화당의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반란을 부추겼다면서 “악몽을 끝내기 위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할 때”라고 주장했다.

퇴임까지 13일 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해임되거나 탄핵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회가 탄핵안을 통과시키기에도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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