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 차지에 통과 확실시…혼란 우려 상원 송부는 미지수
공화당 일부서도 사임론…여론조사 56% "퇴임전 물러나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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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정현진 기자]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르면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 하원 표결에 나선다. 다만 민주당은 탄핵 소추안이 하원에서 처리돼도 상원으로의 송부는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이 10일 남은 상황에서 자칫 취임 초기 정국 혼란을 우려한 조치다. 공화당은 탄핵에 대해서는 부정적 기류인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원 210명 탄핵안에 서명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10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12일이나 13일에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소추안 초안 작성을 주도한 테드 리우 의원은 이날 저녁 210명이 탄핵소추안 발의에 서명했음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하원 과반인 222석을 차지하고 있어 탄핵소추안 통과는 확실한 상황이다.
다만 하원 탄핵소추안이 처리돼도 상원으로 즉각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클라이번 원내총무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100일 전까지는 탄핵안 상원 송부를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현안 처리를 위해 정국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도 민주당이 탄핵보다는 바이든 당선인의 임기 초기 의제 수행에 주력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실적 선택이기도 하다. 상원에서 탄핵을 처리하려면 정족수의 3분의 2인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공화당 의원들의 협조 없이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바이든 당선인도 지난 8일 "가장 빠른 길은 우리가 20일에 취임하는 것"이라면서 탄핵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 내놓았다.미 정가에서는 탄핵보다는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사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리우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는 두 번 탄핵된 유일한 대통령으로서 역사에 기록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공화당서도 사임론공화당에서도 사임 의견이 또 나왔다. 팻 투미 공화당 상원 의원은 이날 NBC 방송과 인터뷰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선의 선택은 대통령직 사임이라고 말했다. 투미 의원은 임기를 불과 10일 남겨둔 상황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킬지 알 수 없고 의회가 탄핵을 성사시키기도 어려운 만큼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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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머코우스키 공화당 상원의원도 지난 8일 앵커리지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가 사퇴하길 원한다. 그는 충분히 피해를 입혔다"고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두 의원은 공화당 소속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인사들이다. 이는 아직 트럼프 대통령 사임에 대한 공화당 내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닌 것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미 국민의 의견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전 퇴임에 쏠리고 있다. ABC 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8∼9일 성인 57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에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7%는 이번 사태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미국 직업 외교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수정헌법 25조 발동 등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두 건의 전문을 작성해 국무부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외교관들이 현직 대통령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을 담은 전문을 작성, 제출한 행위를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텍사스 알라모 인근 국경을 방문해 국경장벽 완성 기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외부 행사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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