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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문 대통령 경제 낙관론에, 전문가 “코로나 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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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상반기 코로나 이전 회복”

전문가 “백신 늦어져 악영향 우려”

야당 “대통령의 경제 인식 걱정

유리한 면만 부각해 자화자찬”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국정 운영에 관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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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며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의 발언처럼 한국 경제는 빠르고 강한 회복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일까.

문 대통령이 경제 회복의 근거로 든 지표는 크게 두 가지다. 경제성장률과 수출이다. 문 대통령은 “이미 우리 경제는 지난해 3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며 “지난해 12월 수출은 2년 만에 500억 달러를 넘었고, 1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2.1%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1.3%, 2분기 -3.2% 연거푸 고꾸라진 직후의 수치일 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아직 절반도 회복하지 못했단 의미다. 지난해 11월 이후 불거진 코로나 3차 확산으로 연말 경기 반등 가능성도 물 건너갔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상한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이후 첫 마이너스 기록을 정부마저 공식화했다.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대통령의 경제 인식이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비교의 기준을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천양지차인 경제성장률을 유리한 면만 부각한 것”이라며 “손해를 100 보다가 90을 보게 됐다면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자랑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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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신년사 주요 내용


문 대통령은 또 수출 실적을 자화자찬했다.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수출이 늘긴 했지만 비교 대상이 된 2019년 12월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세계 수출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던 시기다. 2018년만 해도 월평균 수출액이 504억500만 달러였다. 지난해 전체(5129억 달러)로 보면 수출액은 전년보다 5.4% 줄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올 상반기 수출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기저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한국의 경우 백신 접종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어지면서 수출을 비롯한 국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체감 경기는 바닥으로 내려앉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올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고용·소비·투자 등 실제 경제지표는 올 상반기 좋아지더라도 통계 착시일 가능성이 크다. ‘전년 동기 대비’를 기준으로 발표되기 때문이다. 비교 대상이 되는 지난해 상반기는 국제경제가 최악의 충격에 빠져 있던 시기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도 정부는 막대한 빚을 내 예산을 투입할 텐데, 결국 정부 재정에 기댄 것이라 내수·소비 등 민간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실물경기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빠르고 강하게” 회복하고 있는 곳은 부동산과 증시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실물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레버리지(차입을 늘려 투자) 확대를 통한 지금의 증시 활황은 오히려 경기에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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