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있다는 전제로 사면 요구하는 건 자가당착”
홍준표 무소속 의원.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및 국정원 특활비 상납 등 혐의에 관한 대법원 확정판결이 지난 14일 나오자, 보수야권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사면이 아닌 ‘석방’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면(赦免)은 군주의 은사권(恩赦權)에서 유래한다”며 “죄지은 자를 군주의 은혜로 풀어주는 것을 사면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분 다 죄가 없는 정치재판의 희생양인데 죄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사면을 요구하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비상시국연대의 선언대로 석방 요구를 하는 것이 도리에 맞고 이치에 맞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이 시점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에 얽매여 또다시 분열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라며 “모두 하나가 되어야 패악 정권을 이길 수 있고 두 분의 석방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홍 의원은 지난 7일 유튜브 방송에서도 “사면 자체가 정치적 목적이 있어서 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두 분이 이제 풀려나면 좋겠다는 뜻에 변화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사면 조건으로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어처구니없다”고 했다. 홍 의원은 “탄핵 당시부터 지금까지 두 전직 대통령 재판은 사법적 판결이 아닌 정치재판이었다”면서 “지금 두 사람이 감옥에서 사과할 입장이겠는가. 반성문을 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정치 보복은 없어야 하지만 이런 식으로 5년 내내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결단을 압박했다.
한편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전날 박 전 대통령의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직후 사면 논의에 대해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사면과 관련한) 별도 말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가 그간 대법원 판결 전에 사면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만큼 확정판결을 계기로 문 대통령이 특별사면 문제를 두고 고민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만간 있을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어떠한 형태로든 사면 관련해 언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