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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기결수로 동반복역하는 이명박·박근혜…구치소 머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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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87세인 2039년·이명박 95세인 2036년 만기 출소

정치권서 사면론 재점화에…당사자 측 "언급할 것 없어"

연합뉴스

두 전직 대통령(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김주환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형을 확정받으면서 3년 9개월간의 미결수 생활을 끝내고 기결수 신분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횡령·뇌물죄가 확정돼 재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동시에 기결수 생활을 하게 됐다. 전직 대통령의 동반 복역은 1997년 노태우·전두환 대통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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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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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구치소·서울구치소서 각각 기결수 생활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수형생활을 해온 서울구치소에서 기결수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통상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구치소에 머무르다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되지만,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보안 문제 등이 고려돼 구치소에 그대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대통령도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났다가 확정판결로 재수감된 뒤 기존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 과거 전·노 전 대통령도 형 확정 후 이감 없이 각각 서울구치소와 안양교도소에 수형생활을 마쳤다.

박 전 대통령은 기결수로 신분이 전환된 만큼 변호사 접근이 제한되는 등 미결수 때와 처우도 달라진다. 기결수는 일반 수형자들과 함께 노역해야 하지만 나이·건강 문제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어깨 근육이 파열돼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주 2회 통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남은 형기는 18년 3개월로 87세가 되는 2039년 봄 만기 출소한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대법원의 재상고심 판결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이 확정됐다. 여기에 앞서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으로 확정된 징역 2년을 더한 총 형기는 22년인데, 2017년 3월 31일 구속돼 지난달까지 3년 9개월을 복역한 상태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천여만원이 확정됐다. 이 중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복역한 약 1년을 제외 잔여 형기는 16년가량이다. 이 전 대통령은 형기를 다 채우면 95세인 2036년 말에 석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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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ㆍ박근혜 전직 두 대통령 사면론 (PG)
[홍소영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사면 논의 재점화…여권·법조계 부정적 기류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기결수가 돼 특별사면 요건을 갖추게 되면서 야당 등 정치권 안팎에서 사면 논의가 재점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노 전 대통령의 사면이 선례로 거론된다. 두 사람은 12·12 군사 쿠데타, 5·18 광주 민주화 항쟁과 관련한 내란 등 혐의로 1995년 11월 구속돼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받았으나, 8개월 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2년여의 수감생활을 끝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사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형기를 온전히 채우는 건 무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여권과 청와대는 사면론에 신중한 모습이다. 형이 막 확정된 상황에서 곧바로 사면을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고 시기상조라는 기류다.

법조계에서도 당장 사면을 논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사회 통합의 취지에서 특사하는 건 긍정적이지만, 국민 여론이나 다른 수형자들과의 형평성, 사법부의 권한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이른 시일 내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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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구치소 재수감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당사자들 반응 없어…사면돼도 벌금·추징금 제외

당사자인 두 전직 대통령 측은 사면 가능성에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통령 측의 유영하 변호사는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언급할 게 없다"며 "형 확정 후 일은 우리 손을 떠나는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사면 이야기가 나온 후로는 대통령을 뵙지도 못했지만, 우리가 언급할 게 없다"며 "조건부 사면 등은 그쪽이 일방적으로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두 전직 대통령이 사면을 받더라도 징역형과 함께 부과된 벌금이나 추징금까지 면제될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면법상 특별사면은 형의 집행을 면제하는 조치라 벌금형은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면제할 수 있지만, 추징금은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있다.

전·노 두 전직 대통령들도 특사로 징역형은 면제받았으나 각각 부과된 추징금 2천205억원과 2천628억원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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