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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커지는 ‘K자 양극화’…‘벼락거지’ 박탈감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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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강화 등에 소득 하위계층 근로·사업소득 큰 폭 감소

부동산·증시 수익률 고공행진에 자산없는 사람 박탈감 커져

헤럴드경제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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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코로나19로 특수고용직나 프리랜서, 임시·일용직 등 고용취약계층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을 가진 계층은 더 많은 소득을 갖게되는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현상을 풍자한 ‘일거지’,‘벼락거지’ 등 신조어가 나오고 있다.

17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소득하위 20%(소득 1분위) 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시기는 2분기였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이 1년 전보다 18.0%, 사업소득은 15.9% 줄었다. 같은 시기 소득상위 20%(소득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4.0%, 사업소득은 2.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여파가 상대적으로 약해진 3분기의 경우도 소득 1분위의 근로소득은 10.7%, 사업소득은 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5분위의 근로소득은 0.6% 줄어드는 데 그쳤고 사업소득은 5.4% 되레 늘었다.

고용취약계층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일로 벌어들이는 소득, 즉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에서 큰 타격을 입는다. 이런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공적이전은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의 소득 격차를 완화하는 효과를 냈지만, 일정 수준에 머무는 데 그쳤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지난해 3분기에 악화한 것도 이런 점이 반영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근로·사업소득에 이은 자산소득 격차다. 쉽게 말해 넘치는 유동성으로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크게 오르다 보니 자산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연간으로 전국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5.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은 30.8%였다. 상승률만 놓고 보자면 증시가 우세하지만, 가격 상승에 대한 차익을 놓고 보면 더 많은 '판돈'을 넣어야 하는 부동산을 가진 부자가 대부분 승리하는 구조다.

일례로 10억짜리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지난해 5360만원의 시세차익을 누렸다. 증시에 1억원을 투자한 동학개미는 380만원을 벌어들였다. 수익률로 놓고 보면 코스피 상승률이 6배 가까이 높지만 최초 투입자금의 규모가 다르므로 결국은 가격이 비싼 자산인 부동산을 가진 사람이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

주식은 부동산에 비해 수익이 작지만, 고용·사업소득은 줄고 그나마 주식 자산도 보유하지 못하는 계층에겐 이마저 꿈같은 얘기다. 그래서 나온 말이 '벼락거지'란 표현이다. 나는 가만히 있었지만, 남들이 갑자기 돈을 버니 갑자기 상대적으로 가난해진다. 이번에 벌어진 격차는 이번 생 안에 극복하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말이 함께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돌이켜보면 과거에도 경제적으로 어떤 충격이 있을 때 충격에 적응해 변화의 흐름을 타는 사람과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 간에 격차가 벌어져 왔다"면서 "다만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세제나 예산 등 어떤 정책을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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