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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제조업이 수출 주도, 작년 코로나 경제 위기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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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 작년 소비·수출 분석

제조업, 5월 바닥 11월 거의 회복

조선·ICT 위주 수출 증가로 이어져

올해도 정유·반도체 전망 밝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 뒷받침해야”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국내경제의 소비·수출·고용·생산 수준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에 1월~5월 사이 발생한 경제충격의 79.3%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서비스업보다는 제조업이, 내수보다는 수출이 회복력이 강했다. 고용 부문은 회복력이 가장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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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별 HRI 코로나 위기극복지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월 경제 상황을 ‘100’, 최악 시점인 5월을 ‘0’으로 잡고 전후 경제 각 부문이 얼마나 회복됐는지를 ‘위기극복지수’로 산출했다. 제조업의 최대 경제충격 시점은 지난해 5월(87.3)이며, 11월에는 99.9로 경제충격을 거의 회복했다. 조선·정보통신기술(ICT)·일반기계·정밀기기 등의 회복률은 140을 넘었다. 자동차·철강도 90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수출 회복세로 이어졌다. 충격이 가장 컸던 5월 수출액은 1월보다 11.2포인트 감소했는데, 이후 ICT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해 11월에는 1월보다 7.1포인트 늘었다. 충격 폭 대비 회복 폭을 의미하는 위기극복지수는 163.7이었다. 코로나19 충격을 100% 회복하고도 63.7% 더 성장했다는 의미다. 반면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은 77.9로 회복세가 미약했다. 내수 경기 지표인 소비도 74.1로 뚜렷한 회복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제조업은 4~5월 수출 충격과 함께 지수 하락세가 컸지만 빠르게 회복했다”며 “서비스업은 금융·보건복지 외 분야에서 강한 경제 충격을 받았고 회복 속도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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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주요 분류별 및 업종별 2021년 매출액 전망 BSI.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고용의 위기극복지수는 11월 기준 25.5로 충격이 가장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의 4분의 1 정도밖에 회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인건비 부담이 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와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사라진 ‘일용직 근로자’ 부문 회복 속도가 특히 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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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I 코로나 위기극복지수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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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코로나19 위기에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제조업이 버팀목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 경제가 반등을 시작한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2.1%) 중 제조업 기여도는 1.9%포인트에 달한다. 국내 성장의 90% 이상을 제조업이 담당한 셈이다. 올해도 제조업 경기는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이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제조업체 1009개를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매출 전망 BSI는 103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지난해보다 매출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반도체(113)·무선통신기기(111)·정유(122)·화학(107)·바이오헬스(110)·이차전지(114) 등 대다수 업종이 100을 웃돌았다. 조선(83)·섬유(74) 등은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제조업이 수출을 주도하며 올해에도 한국의 ‘위기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고 내다봤다. 다만 강 교수는 “각종 반기업 법안이 동시다발적으로 처리되면서 제조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은 부담”이라며 “과감한 인센티브 지원과 규제 혁파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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