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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물가 대비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의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극단적인 수준까지 커졌던 코스피의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물가와 금리 상승을 압도하는 펀더멘털 동력이 유입된다면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는 상승 추세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연초 글로벌 자산시장의 최대 화두는 인플레이션, 금리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이슈가 가세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특히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커졌다. 투자자들이 감내할 수 있는 과열·밸류에이션의 임계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사실 물가지표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있었다. 연초 이후 상승폭(22bp) 또한 지난해 4분기 상승폭과 유사하다. 작년 4분기 투자자들은 물가·금리상승을 디플레이션 우려 완화로 해석했다. 위험자산의 상승동력이 되었다. 같은 논리라면 연초 이후 금리상승은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다. 지난주 후반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긴축, 테이퍼링 우려를 불식시키는 발언과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규모 추가 경기부양정책(1.9조달러) 공개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이전 같았으면 시장이 안도하고 환호할 만한 내용이었지만 오히려 바이든의 경기부양정책을 금리 상승재료로 인식하며 글로벌 자산시장의 변동성 확대 변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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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기에 대한 인식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가파른 글로벌 경기회복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성공·접종과 추가 경기부양정책, 유동성 공급 기대가 가세하며 금리상승을 경기회복과 맞물려 해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PMI 하락반전에 이어 미국 고용지표 쇼크, 소매판매 예상치 하회 등 주요 경제지표들의 부진이 뚜렷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중인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 수, 사망자 수 등으로 인해 희석됐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2021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이 빠르게 하향조정 중이다. 유로존은 작년 말 -1.9%에서 -3.05%로, 아시아 지역도 11.98%에서 11.64%로 하락했다. 차별적인 상승세를 보여왔던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 전망도 1월 2주차에 하락 반전했다(-0.6%에서 -0.7%로). 그 결과 G10 지역의 2021년 1분기 GDP 성장률은 0.26%에서 ?0.15%로 마이너스 반전했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실망감으로 전환되는 계기였다는 판단이다.
물가 대비 성장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며 글로벌 자산시장의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다는 판단이다. 특히 4분기부터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여왔고, 과열·밸류에이션 부담이 극단적인 수준까지 커졌던 코스피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물가·금리 상승을 압도하는 펀더멘털 동력이 유입된다면 글로벌 증시, 코스피는 상승추세를 재개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2분기를 주목한다. 미국·유럽의 2분기 GDP 성장률이 각각 10.2%, 13.8%에 달할 전망이다. 최근 위험자산의 변동성 확대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이자 2분기 이후 예상보다 강한 글로벌 증시, 코스피의 탄력적인 상승세를 전망하는 이유다. 단기 변동성 확대는 비중확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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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주식시장은 디플레이션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선호한다. 그러나 시중금리 상승 과정에서 나타나는 레벨 변화에는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2006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돌파, 2011년, 2013년, 2018년 3% 돌파, 2015년과 2016년 2% 돌파 과정에서 코스피는 조정을 경험했다.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1%를 넘어섰다. 주식시장은 새로운 금리 레벨에 적응하는 과정에 진입했고, 이 과정은 지수 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 이후 미국 증시에서 시중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에 기반해 러셀2000지수의 상대적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성장주인 테크섹터의 경우 S&P500지수 내에서는 부진하지만 러셀2000지수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러셀2000지수 내에서도 에너지 같은 인플레 관련 섹터의 주가 수익률이 가장 높다. 이런 현상은 S&P500지수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략적인 시사점이 있는 부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성장주(또는 주도주: 테크 하드웨어·자동차·화학)의 관심 영역은 중소형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2021년 매출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동종 업종과 비교 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상대적으로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이 부각될 수 있다. 중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향후 시중금리의 상승이 지속된다면 기업가치는 무형자산이 아닌 유형자산에 대한 재평가로 관심이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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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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