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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내수기업 수출매출 코로나 후 첫 '역성장'…"규제완화 등 전방위적 노력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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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코로나19 이후 수출·내수기업 실적 분석'

상반기 내수기업 매출 -1.9%…2020년 이후 첫 감소

기업투자는 -8.3%…"경제활성화 정책지원 집중해야"

상반기 국내 내수기업 수출 매출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기업 수출 매출도 1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증가 폭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내수 부진, 글로벌 경기위축, 주력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제계는 통화정책, 투자지원, 규제완화 등 전방위적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시아경제

부산항에 수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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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가 13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수출·내수기업 실적 분석'에 따르면 상반기 비금융업 법인 814개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증가세는 수출기업(194개사)의 매출액이 13.6%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내수기업(620개사)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했다. 2020년(-4.2%)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내수기업 매출을 수출부문과 내수부문으로 나눠보면 수출부문은 3.7% 늘었지만 내수부문은 2.4% 감소했다. 매출이 감소한 내수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지주회사(-17.6%), 도·소매업(-6.5%),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5.5%), 제조업(-1.1%) 순으로 낙폭이 컸다. 한경협은 "지주사는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배당이 줄어서, 도·소매업은 소비 부진 때문에 각각 수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수출기업 매출은 13.6% 늘었지만 이는 지난해 감소 폭(-7.3%)이 워낙 커서 기저효과가 발생한 결과다. 1위 삼성전자를 빼고 계산하면 매출액 증가율은 5.9%에 그쳤다. 1위 기업 실적 제외 시 수출 실적이 크게 증가하는 '착시효과'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발생했다.

수익성 지표는 높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2.2%에서 올 상반기 7.4%로 상승했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 관련 비용(매출원가+판매관리비) 비중은 지난해 97.8%로 2020년 이후 최대치였다가 올 상반기 최저치인 92.6%로 떨어졌다.

내수기업의 경우 매출은 줄고 영업익만 느는 '불황형 흑자' 양상을 보였다. 부진한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비용을 절감해 영업이익만 흑자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내수기업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92조2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188조5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8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10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 비중도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사 기업 814곳 중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44.7%였다. 2020년 36.6%에서 2021년 33.8%로 줄었다가 2022년 36.6%, 지난해 42.8%, 올해 44.7%로 상승했다.

2021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 금리 상승기를 거치며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기업 이자비용 증가율은 2022년 47.5%에서 지난해 52.9%로 5.4%포인트 올랐다.

반면 투자는 위축됐다. 상반기 기업 투자 증가율은 -8.3%였다.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위기 기간인 2020년(16.9%)보다 급감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위축, 반도체 등 주력 업종 하락 사이클 진입 등으로 현 수출 실적이 '정점'에 달한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투자지원 확대, 규제 완화 등 전방위적인 경제살리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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