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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박정규의 작살②]주군 뒤에 숨겨진 ‘페북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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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통상 인구 100만 전후 대도시 지자체장은 페이스북, 블로그관리,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을 할 여유조차 없다. 특히 코로나 '19로 온택트 시대에 유일하게 소통창구로 활용되는 페북은 이들에게 어쩌면 유일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온택트 시대라고 하지만 대설주의보, 한파주의보, 민원현장을 다녀야하는 지자체장에겐 1년 365일이 결코 숨돌림 틈 없이 바쁘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개팀으로 온라인을 관리한다. 염태영 수원시장 페북팀과 염태영 개인 페북팀이다. 시 공식 블로그나 페북, 카카오톡 친구 등 공식 창구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 등 별다른 문제가 없다. 다만 염태영 수원시장 본인이 직접 작성한것이냐 아니냐는 시민들에겐 좀 다른 문제일 수 있다.

백군기 용인시장, 은수미 성남시장도 마찬가지다. 은 시장은 다른 지자체장 들과 달리 직접 쓴 글을 많이 올린다. 핑꼬와의 즐거운 시간 등도 올리고 이따금 읽어던 좋은 책들을 소개한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자신의 SNS을 관리하는 직원을 뽑았다.
헤럴드경제

영화 검객의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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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영화를 보면 옛날 왕이 공격당할때 천정 지붕이나 병풍 뒤에서 호위무사가 나타나 왕을 보호하는 장면이 심심치않게 나온다. 검객이지만 요즘엔 펜객이 대세다. 그림자무사로 펜객 무사라는 호칭이 어울릴 듯 싶다. 이들은 언론인 출신을 선호하지만 ‘품귀’ 현상에 실력있는 사람에겐 고(高) 월급을 줘야해 망설인다. 그렇다고 글만 잘 쓴다고 페북 관리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대통령에겐 코디네이터가 따로있다. 어떻게 보면 코디네이터가 최종 결정권자 일 수 도 있다. 궁지에 몰릴때 다른 이슈를 터트리고, 정책 결정에도 깊게 개입한다. 이미지 관리를 하고, 공격할때와 방어할때 의상도 다르게 입힌다.

나는 이걸 폴리틱 코디네이터(politics+Coordinator·내가 만든 용어·폴리코)라고 부르기로했다. 나의 최고 관심 분야다. 하지만 주군을 잘 만나야 폴리코는 힘을 받는다. 악마같은 주군을 만나면 폴리코 역시 악마 호위무사가 된다.

차기 대선일이 1년 3개월 쯤 남았다. ‘잠룡인지 잡룡인지’ 구별도 안가는 별 정치인이 판을 친다. 국민들은 관심 1도 없는데 출마선언을 하고, 세를 부풀린다. 페북무사들은 엉터리 주군을 만나면 힘든 나날을 보내야한다. 흥행 돌풍과 인지도, 정책선명성 등을 강조해야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이들에겐 주군 다운 주군을 만나는게 행운이다. 잡룡을 만나면 피차 피곤한 일만 남을 뿐이다.

서울·부산시장 유력 출마자들이 줄을 잇는다. 차기 대권까지 흥행에 열기를 더한다. 콜리코의 활약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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