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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기린 가족의 비극... 난산 끝에 낳은 새끼 실수로 밟아죽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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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 발길질은 사자도 죽이는 ‘흉기’

축제 분위기 동물원 한 순간에 ‘비탄’

미국의 동물원에서 임신한 기린이 출산 직후 실수로 새끼를 밟아 죽게 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당시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수천명의 누리꾼들에게 출산 장면을 보여주던 동물원은 비탄에 빠졌다.

조선일보

내슈빌 동물원 의료진들이 난산 끝에 태어난 새끼 기린을 돌보고 있다. /내슈빌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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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테네시주 내슈빌 동물원은 16일(현지 시각) 여섯살짜리 암컷 ‘나샤’가 출산한 새끼 기린이 어미의 발에 밟히는 불의의 사고로 숨졌다는 내용의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초산(初産)인 나샤는 출산 도중 여러 차례 고비를 겪었고, 의료진의 도움으로 출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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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끝에 새끼를 낳은 기린 나샤가 새끼를 다정하게 핥고 있다. 그러나 이후 비극이 발생했다. /내슈빌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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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새끼 기린은 건강해보였다. 어미와 새끼는 금세 함께 착 달라붙으며 애정을 과시했다. 비극은 그 때 발생했다. 나샤가 무심코 새끼의 몸에 발을 딛은 것이다. 기린의 발은 야생에서 살인 병기로 통한다. 몇번의 발차기만으로 자신을 사냥하려는 사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뭔가 잘못된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한 동물원 의료진들이 긴급하게 나섰지만 이미 때가 늦은 뒤였다. 1차 부검 결과 새끼는 목 부분에 중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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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당일 상황을 중계한 동물원 트위터. 출산 직후 환호했다가, 이후 문제가 있어 상황을 파악중이라고 했고, 결국 애도 성명을 냈다. /내슈빌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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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슈워츠 내슈빌 동물원 최고경영자는 “우리 직원들이 피곤한줄도 모르고 이번 출산을 준비해왔다”며 “사산에 대한 두려움이 기쁨으로, 다시 비탄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기린이 임신을 하자 동물원측은 기린 우리에 TV 카메라 세개를 설치하고 지역 방송사 WKRN뉴스를 통해 기린의 상황을 계속 전해왔다.

동물원 측도 누리꾼들이 온라인을 통해 출산 장면을 지켜볼 수 있도록 특별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이런 기대감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동물원측은 충격에 빠졌다. 동물원 측은 “다행히 나샤의 상태는 괜찮다”며 “안정을 찾고 편안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돌 볼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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