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내 취식이 가능해진 18일 종로 인근 카페에 '매장 홀 이용이 가능합니다'라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권혜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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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는 일상이 이렇게 소중하게 느껴진 건 처음이에요.” 카페 취식 금지가 풀린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카페를 찾은 직장인 A씨의 소회다. 그는 “동료와 점심 먹고 오랜만에 여유를 즐긴다”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잠깐만 앉았다가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카페들은 정부의 지침대로 좌석 수가 절반으로 줄었지만, 점심 뒤 손님으로 대부분 만석이 됐다. 시민들은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55일 만에 되찾은 '카페 내 취식’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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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는 공간을 파는 곳 실감”
대신 손님들은 새로운 ‘영업 지침’을 따라야 했다. 카페 직원은 주문하는 손님들에게 연신 "2인 이상이시면 1시간 후에 영수증 결제시간 확인해서 퇴장 요청할 수 있는데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 QR코드 인증에 이어 '2인 이상 1시간 이용 제한' 방침을 추가로 설명했다.
카페에서 일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다시 보였다. 프리랜서 최모(31)씨는 "카페 영업제한 기간에 카페가 '공간을 파는 곳'이라는 인식이 더 확고해졌다"고 했다. 그는 "잠깐 밖에 일 보러 나왔다가도 일정 사이에 시간이 뜨면 추운데 갈 곳도 없고 난감했다"고 했다. 이 카페의 직원은 "생각보다 손님이 많이 몰려 좌석을 좀 더 뺐다"며 "1시간마다 문을 열어서 환기하는 등 최대한 정부 방침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카공족'이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모습. 권혜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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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카공족’
서울 종각역 부근 카페에는 책을 펼치고 공부하는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다시 등장했다. 다수가 마주 보고 앉는 좌석보다는 1인 위주로 착석할 수 있는 바(bar) 좌석에 카공족이 몰렸다. 공무원시험 준비생 백모(28)씨는 "그동안 집에서 공부하면서 집중도 안 되고 너무 답답했다"며 "카페같이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곳에서 디저트 먹으면서 공부하는 일상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카공족은 일행 없이 혼자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시간 이용 제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B씨는 "1인 손님에게도 시간제한이 있었으면 안 왔을 것 같긴 하다"며 "음료를 주문하긴 했지만 되도록 마스크를 안 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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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넘겨도 안내만 해”
카페에 머무는 시간을 제한하는 정부의 권고는 쉽게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손님과 업주의 반응이었다. 한 카페에서는 일행 3명이 2시간가량 앉아 대화를 나눴지만, 직원은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요청 외에 제재를 하지 않았다. 신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입구에 공지문을 붙여놓고 주문 시 안내한 이후로는 손님 자율에 맡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신 5인 이상 인원 제한, 9시 이후 영업 금지 등 300만원 과태료 대상인 방역 수칙은 지킨다는 입장이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매니저 김모씨는 "시간을 일일이 체크할 수 없고, 손님에게 직접 나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면서 "사람이 많지 않을 경우 꼭 1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쫓아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를 위한 조치가 자칫 방역 긴장감을 늦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그동안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그 측면에서는 완화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카페를 찾는 분들이 방역 수칙을 얼마나 잘 준수하느냐에 따라 확산 여부가 달렸다. 밀접한 환경을 최대한 피하고 마스크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 내 취식이 가능해진 18일 광화문 인근 카페에 손님들이 착석해 있다. 권혜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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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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