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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드디어 문 열렸다... 헬스장 새벽 6시 줄서고, 카페엔 점심 바글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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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헬스장 영업금지 조치가 완화된 첫날인 18일, 서울 헬스장 곳곳에는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못한 ‘헬스인’들이 몰려들었다. 정부는 이날부터 1달 이상 영업이 금지됐던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을 오후 9시까지 영업할 수 있도록 완화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지난 16일 발표했다. 실내체육시설의 경우 샤워실을 폐쇄하고, 면적 8㎡당 1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서울 신촌의 한 헬스장에는 회원 10여명이 각자 근력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 헬스장 직원은 “6시 전에 출근했는데 이미 회원 5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원래부터 출근 전에 운동을 하고 가려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던 곳이라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오전 6시 45분쯤 본지 기자가 방문한 다른 헬스장에서도 회원 5명이 운동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 헬스장 팀장은 “개업한 지 3달만에 영업 제한이 걸려 너무 힘들었다”며 반색했다. 연세대 대학원생 박모(27)씨는 9시 20분쯤 한 헬스장에서 나오며 “그동안 운동을 못 해서 답답했는데 오랜만에 아침 8시부터 운동을 하니 속시 시원하다”고 했다.

헬스장 관장들은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된 것은 환영했지만, 샤워실을 이용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불만을 표했다. 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장은 “지난 11월 오후 9시까지 운영 시간 제한, 샤워실 폐쇄 등 같은 조건에서 영업을 했을 때도 회원 수가 줄었다”며 “골프장은 같은 체육시설인데도 샤워와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어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날 아침 집 앞 헬스장을 방문해 운동을 했다는 직장인 김모(29)씨는 “막상 운동을 하고 나니 샤워실이 폐쇄됐다고 해서 땀을 흘린 채 출근해야 하나 당황스러웠는데, 헬스장 관장이 ‘그냥 샤워하고 가라’고 해서 샤워를 하고 바로 출근했다”고 했다.

이날부터 홀 영업이 재개된 카페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직장인 오모(27)씨는 서울 신촌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문을 연 오전 7시부터 이 카페를 찾아 토익 공부를 했다. 오씨는 “이직을 위해 토익 공부를 하고 있다”며 “새해에는 공부할 곳이 딱히 없어 한동안 공부를 쉬고 있었는데, 카페 홀 영업 제한이 재개돼 모처러 마음을 먹고 나왔다”고 했다.

정부는 카페 홀 영업을 허용하면서 ‘2인 이상 손님의 경우 매장 이용시간 1시간 이내 제한 강력 권고’라는 조건을 달았다. 해당 조치에 대해 한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은 “고객들이 스스로 방역에 협조하도록 권고한다”며 “타이머로 시간을 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 직원은 “2인 이상 방문시 1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라며 “직원이 포스기에 찍힌 시간대를 확인하고, 손님들한테 권고하러 다닐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3~4명의 직원이 손님들의 이용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고 권고하는 게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조선일보

18일 부산 해운대구 한 카페에서 시민들이 매장 내 좌석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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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명 이상의 일행에 대해 직원이 직접 “1시간 이상 이용하셨으니 죄송하지만 나가 달라”고 안내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점심때가 돼 방문한 서울 영등포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좌석 70% 이상이 손님들로 채워졌다. 남성 두 명이 음료를 주문하자 이 카페 직원은 “매장 이용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제한되니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2명 이상의 일행 분들은 1시간 이내로 매장 이용을 제한하오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안내방송도 나왔다. 하지만 직원이 직접 돌아다니면서 손님들에게 “1시간 이상 착석하지 않았느냐”고 확인을 하지는 않았다. 본지 기자 2명이 다른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1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별도의 안내나 제지는 없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장은 “1시간 이용 제한은 카페 사장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방역 조치에도 포함됐던 내용이라 불만을 품은 사장들은 많지 않다”면서도 “의무가 아닌 ‘강력 권고’다 보니 직접 나가 달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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