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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바이든 취임식 D-1, 취임 첫 메시지는 ‘통합’이지만…‘군의 장벽’ 쳐진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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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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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삼엄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과 의사당 주변에 무장시위와 테러에 대비해 철조망과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워싱턴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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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우려에 사실상 계엄 상태
“축하객보다 군인 더 많을 것”
거리 통제 속 예행연습 연기

‘백미’ 퍼레이드·축하 공연
온라인 가상현실 방식으로

“취임식 축하객보다 군병력이 더 많을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워싱턴에서 열릴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모습을 이렇게 예측했다. 취임식을 앞둔 워싱턴에서 새 정부에 대한 축하 분위기를 찾기 어렵다. 대신 코로나19 공포에 테러 위협까지 겹치면서 정적과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번 대통령 취임식의 주제는 ‘하나가 된 미국’이다. 취임 연설도 미국의 통합에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축하 인파들이 있어야 할 자리를 무장 군인들이 채운 현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4년간 분열된 미국 사회를 통합해야 하는 바이든 정부의 험난한 앞길을 예고한다.

■ 축하 행사는 온라인으로

대통령 취임식준비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온라인 기념 콘서트를 열며 취임식 행사를 시작했다. 4년마다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은 축제의 장이다. 콘서트와 연회가 취임식 전후로 열리고 취임식에는 100만명의 인파가 워싱턴에 몰린다. 하지만 이번에는 행사 규모를 축소하고 그마저도 줄줄이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주최 측은 시민들에게 온라인과 텔레비전으로 동참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 부부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부부는 1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19일 오후 5시30분에는 40만명에 근접한 미국의 코로나19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의식이 전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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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연설에선 통합 강조

취임식은 20일 오전 11시30분 연방의회 의사당 서쪽 계단 위에서 시작된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가 먼저 라틴계 최초의 연방대법관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정오에는 바이든 당선자가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취임 선서를 낭독한다.

취임 연설은 통합과 비전에 맞춰졌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바이든 당선자의 취임사에 대해 “나라를 전진시키고 통합하며 일을 해내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 내정자도 “그는 지난 4년간의 분열과 증오를 뒤로하고 국가를 위한 긍정적, 낙관적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수 레이디 가가의 국가 독창, 시인 어맨다 고먼의 축시 낭송, 배우 제니퍼 로페즈의 음악 공연, 실베스터 비먼 목사의 축원기도 등도 취임식 행사를 장식한다.

■ 퍼레이드는 가상현실로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식 뒤 의사당 동쪽 문 앞에서 군 최고통수권자로서 군을 사열한 다음 포토맥강을 건너가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한다. 그는 군 의장대와 군악대 호위를 받으며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다. 취임 행사의 백미인 경축 퍼레이드와 축하공연은 온라인 가상현실 방식으로 대체된다.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연방의회와 백악관 사이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늘어선 시민들이나 내셔널몰에 집결했던 100만명에 가까운 축하 인파도 이번에는 찾기 어렵다. 의회 합동취임식준비위원회 위원장인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은 취임식장 안전구역 입장이 허용된 초청객이 예년의 20만명에 비해 훨씬 적은 3000명 이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경축 인파가 모이지 못하는 아쉬움은 미국의 모든 주와 영토를 상징하는 깃발을 포함해 다양한 크기의 성조기 약 20만개를 내셔널몰 여러 공간에 설치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각 주와 미국 영토를 상징하는 56개의 빛 기둥도 내셔널몰 주변에서 빛을 밝힌다.

■ 워싱턴은 사실상 계엄 상태

17일 현재 백악관과 의사당, 워싱턴의 핵심 구역인 내셔널몰 주변은 3m 높이의 철조망 또는 바리케이드가 설치됐고, 사실상 폐쇄했다.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워싱턴 중심부에 ‘그린존’과 ‘레드존’을 설정하고 일반인의 진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취임식 준비위는 당초 이날 취임식 예행연습을 하려고 했으나 보안상의 우려로 다음날로 연기했다.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도 총기를 불법 소지자가 워싱턴으로 진입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무장시위와 테러 등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취임식 당일에는 2만5000명의 주방위군이 워싱턴에 배치된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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