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개월 수사결과 발표… 공식 활동 종료
임관혁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이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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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서울고검 검사)이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옛 국군기무사령부나 국가정보원 등의 사찰 의혹과 법무부의 수사 외압 관련자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서울고검 검사)은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단은 지난 2019년 11월 출범한지 1년 2개월여 만에 공식 활동을 종료하게 됐다.
수사 결과 발표에 나선 임 단장은 "2019년 11월 10일 검찰총장 직속으로 특별수사단을 발족할 당시, 저는 ‘이번 수사가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마지막 수사’가 될 수 있도록 제기되는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고, 실제로 지난 1년 2개월여 동안 저희 수사단의 모든 구성원들은 혼연일체가 돼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단은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의 고소사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수사의뢰사건,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한 각종 의혹 사항은 물론, 기존 검찰 수사에서 미흡한 점은 없는지 모든 관련기록을 면밀하게 검토했다"고 말했다.
먼저 특수단은 해경의 구조 책임과 관련 해경 지휘부가 승객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퇴선조치 등 주의의무를 위반해 승객 30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을 확인하고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1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다만 유가족이 고소하고 사참위가 수사의뢰한 고(故)임경빈군 구조 방기 의혹에 대해서는 해경 일지나 병원 기록, 대한응급의학회 회신 등을 종합할 때 발견 당시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 생존해있을 가능성을 알면서도 지휘부가 헬기를 이용하고 피해자는 함정으로 이송했다고 볼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국정원과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관련, 정보기관의 유가족에 대한 동향보고서 작성 사실은 확인됐지만, 미행, 도청, 해킹, 언론 유포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권리 침해는 확인되지 않아 관련 대법원 판례에 따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청와대비서실과 해수부 등 정부 관계자들의 세월호 특조위 활동 방해 혐의에 관해, 인사혁신처, 기재부, 행안부 등 압수수색은 물론 대통령기록물을 확보하고, 사참위의 조사성과를 적극 반영해 검찰에서 이미 기소한 범죄사실 외에, 진상규명국장 임명 보류 등 추가 방해혐의를 확인하고 이병기 전 청와대 비서실장, 김영석 전 해수부 장관,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 등 9명을 직권남용죄로 기소했다.
하지만 특수단은 법무부의 검찰수사 외압 의혹이나 청와대의 감사 무마 의혹 사건의 경우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확인할 수 없어 우병우 전 민정비서관과 황교안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검찰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의 관여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고, 법무부에서 대검에 123정장의 업무상과실치사죄 성립여부에 대한 추가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제시가 있었던 사실은 확인됐으나 대검에서 먼저 법무부에 관련 보고를 해 그에 따라 법무부의 의견 제시가 있었던 점, 법무부에서도 나름의 법리검토 후 의견을 제시한 점,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에 있어 대검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법무부의 의견 제시가 검찰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에 비춰 부적절한 점은 있으나,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무혐의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또 특수단은 청와대가 감사원의 감사를 방해했다는 의혹과 관련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황찬현 전 감사원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가 피감기관으로서 세월호 관련 보고서 등을 제출하지 않는 등 감사가 전반적으로 소극적으로 진행된 것은 사실이나, 청와대 관계자나 감사원장이 감사를 제대로 하지않도록 직권을 남용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해경 123정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사건의 증거인 폐쇄회로(CC)TV 영상이 저장된 세월호 '원본 DVR' 조작 의혹 사건은 상당 정도 수사가 진행됐지만, 특검 수사가 예정돼 있는 만큼 관련 기록을 특검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단장은 "수사단은 비록 기소할 수 없는 사건이라도,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수사하여 진상을 명확히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향후, 저희 수사단은 기소한 사건에서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앞서 검찰은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세월호 참사 원인 등을 수사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인천지검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비리 의혹을,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이 부산·경남권 해운·항만 비리를 각각 수사해 이준석 세월호 선장과 선원, 선주회사 임직원, 안전감독기관 관계자 등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이른바 '윗선'에 대한 책임 규명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새로운 의혹 제기까지 나오자 검찰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시로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구성해 수사를 이어왔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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