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인터뷰서 "어머니 병원비 보태려 공모전 응모" 해명
상장-상금 반납하라 연락..작가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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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실사’ ‘한국판 캐치미 이프 유 캔 주인공’ 며칠간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이름을 올리던 남성이 드디어 입을 뗐다. 타인의 작품을 도용해 각종 문학상을 휩쓴 손모(42·남)씨다. 그의 SNS를 뒤덮은 빼곡한 필모그래피. 견고한 거짓으로 쌓은 그의 세상은 소설 ‘뿌리’의 김민정 작가가 작품 무단 도용 사실을 알리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보다 더 열심히 살 순 없었던 그의 인생은 어디서부터 거짓이었을까. 쿠키뉴스는 전화인터뷰로 손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A. 군 생활을 11년 하다가 지난 2017년에 의도치 않게 전역했다. 당시 10년 사귀던 여자친구가 떠났다. 어머니는 편찮으셨고, 나 역시 각종 병을 앓았다. 공모전에 도전한 건 상금을 타 어머니 병원비에 보태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자력으로 공모해 장려상 등을 받았지만 점점 소재의 한계를 느꼈다. 문학 공모전들이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온라인에서 뿌리를 본 시기도 그때쯤이었다. 발견 당시 글에 작가 이름이 없었다. 누가 이미 퍼간 글을 내가 다시 퍼간 것 같다. 누가 쓴 글인지 몰랐다. 그 글이 잘 쓴 글인지도 몰랐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선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내 능력으로 하면 장려상 수준인데 도용, 표절하면 우수상 최우수상 받고 상금도 더 크니까 자제력을 잃게 된 점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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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실이 아니다. 나는 그 차가 없다. 온라인에서 퍼온 사진이다. 남들에게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 실패하지 않았어’라는 모습들 말이다. 누군가 꼭 보길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누군가 본다면 ‘잘 사는 구나’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문제가 될 줄 몰랐다.
Q. 지난해 10월 특허청에서 주최한 ‘제2차 혁신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아이디어가 타인의 보고서를 도용한 게 맞나
A. 나는 참고라고 생각했는데 도용이라고 한다면 도용이다. 내가 생각하는 도용의 기준은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똑같이 베낀 것이라고 생각해 (참고했다고) 말한 것이다. 내가 생각한 도용의 기준과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기준이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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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국도로공사 측이랑 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친인척이 고속도로 의인상으로 추천을 했다. 서울에서 하행선으로 내려가다가 고속도로에서 누군가 툭 쓰러지길래 가서 구호조치를 했고 한국도로공사 측과 이야기가 다 됐다.
(고속도로장학재단 측은 의인상 관련 자료나 사실관계가 허위로 판명되면 의인상 수상을 취소하고 상금 100만원을 환수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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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우선 작품을 도용해 공모한 것은 맞다. 소속은 어떻게 된 건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나는 42살로 공모했던 것 같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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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위촉된 것은 사실이다. 19일 오전 해임 통지서를 받았다.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문제가 발견돼 해임됐다는 내용을 전해 들었다.
Q. 심경이 어떤가
A. 공모전을 주최했던 기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상장과 상금을 반납하라고 한다. 반납할 상금이 총 300만원 정도 된다. 포천시청에서 주최한 공모전의 경우 수상자들의 작품을 책으로 냈는데 그 책을 더 만들지 출판하지 않겠다고 한다. 내가 당선되어 다른 사람이 탈락했고, 나 때문에 다른 수상자가 피해를 본다. 한 분 한 분 찾아가 사과 말씀드리고 싶다. 마음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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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 작가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니 그분이 백마문학상 수상 후 기뻐서 남긴 글이 있더라. 그 글을 보니까 ‘정말 나쁜 죄를 지었구나’라고 생각했다. 내가 무엇을 하더라도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고 싶은데 어디 계신지 알 수 없다. 페이스북 메신저로 일단 사과의 말을 전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법적·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을 전했다.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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