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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주택 거래 최대’ 작년 정책모기지 43.2조원… 역대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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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한 정책모기지(주택담보대출)가 당초 계획을 초과해 43조2000억원 공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로는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최대 주택 거래량을 달성하는 등 지난해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주택 구매 실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량을 끌어올렸다.

주금공은 정책모기지 공급이 과도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올해 목표를 37조원으로 잡았다. 정책모기지는 은행보다 낮은 이자에 주택 구입 마련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으로, 금융위원회 산하 공기업인 주금공이 운영한다.

19일 금융위에 따르면 주금공은 올해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적격대출 등을 포함한 정책모기지를 37조원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9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연초 세운 정책모기지 공급 계획을 초과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공급액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주택 수요가 많았던 지난해 하반기 기준 월평균 공급액이 3조1000억원 정도였는데, 이를 기준으로 올해 계획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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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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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총 43조2000억원이 공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세운 계획은 3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10월쯤 이미 공급 계획을 초과하면서, 주금공은 지난해 11월 말 연간 공급 계획을 42조원으로 수정해 금융위 승인을 받았다. 공급 초과로 연초 세운 모기지 계획이 수정된 것은 2년 연속이다. 앞서 정책모기지 공급 계획 확대 수정은 2015년과 2016년, 2019년에 이뤄진 바 있다.

지난해 정책모기지 수요·공급이 많았던 것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내 집 마련 실수요가 많이 늘어난 탓이 크다. 지난 한 해 동안 이뤄진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2006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누계 주택 매매 거래량은 127만9305건으로, 2019년 거래된 주택 매매량보다 58.9%나 많았다.

실수요 증가도 있었지만 원리금상환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환 수요도 컸다. 특히 9조8000억원 규모를 차지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인기가 한몫했다. 안심전환대출은 고금리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연 1%대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으로, 2019년 9월 2주간 신청을 받으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신청 이후 심사 등의 과정을 거쳐 실제 공급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뤄졌다.

대환 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보금자리론의 인기도 지난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 보금자리론은 6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집값의 최대 70%를 연 2%대 낮은 고정금리로 빌려 10~30년간 나눠 갚을 수 있는 상품이다. 정부는 당시 안심전환대출에 신청이 몰리자 보금자리론을 대안으로 내세웠는데, 안심전환대출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이들 일부가 이 상품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보금자리론이 월 4조원 이상씩 공급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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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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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공급 규모로 보면 1차 안심전환대출이 시행됐던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수준이다. 다만 한시적인 데다가 기존 금융권 대출을 정책모기지로 단순히 갈아탄 것에 불과한 안심전환대출을 빼고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심전환대출을 제외한 정책모기지 공급량은 지난해(33조4000억원)가 2016년(37조4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 정책모기지 상품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부터 적격대출 판매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적격대출은 최장 30년 만기 주담대로 저금리 정책금융상품 중 유일하게 소득 제한이 없고 집값 기준이 느슨해 인기가 많다. 최근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높아지면서 적격대출의 저금리 매력이 부각돼, 올 1분기에는 빠른 소진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 적격대출 목표액은 8조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초장기 모기지 도입도 추진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청년층 내 집 마련을 위한 맞춤형 핀셋 금융지원 계획의 일환으로 30~40년짜리 모기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당장 초장기 모기지를 낸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시범사업이라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초장기 모기지의 구체적 운영 방안을 검토한 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주금공을 통해 시범 대출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박소정 기자(so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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