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코로나 1년 홈카페族 급증에 00 수입만 사상 최고치 찍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코로나 국내발생 1년 ◆

매일경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커피숍 이용이 불편해지자 가정용 커피머신 판매가 급증한 가운데 19일 서울의 한 하이마트 매장 커피머신 코너에서 관계자들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직장인 박민호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말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장만했다. 박씨는 "아침마다 커피를 내려 서재에서 영상회의를 하며 하루를 시작한다"며 "일하면서 마실 커피가 필요해 아예 커피 머신을 들여놨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커피숍 방문이 불편해지자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족이 늘면서 지난해 커피 수입이 역대 최대로 치솟았다.

19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했던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7억378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5% 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커피 수입량(17만6648t) 역시 5.4% 불어 나란히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에스프레소 머신 등 커피 기기 수입도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지난해 커피 기기는 모두 1억2054만달러어치 수입돼 전년 대비 35%나 뛰어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재택근무 흐름이 강해졌다"면서 "점진적으로 커피 수요가 늘어난 데다 집에서 커피를 마시는 수요가 가세하며 수요가 폭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정부의 거리 두기 강화 조치와 월별 커피 수입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두 지표 모두 동행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수도권과 전국 거리 두기 조치가 2단계로 강화된 지난해 8~9월에는 커피 수입량이 전년 대비 평균 19.7% 급증했다. 종전 월평균 증가율이 6.4%였던 것에 비하면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거리 두기 조치가 1.5단계에서 2단계로 재차 격상된 지난해 11월에는 수입량이 36.9% 뛰어오르며 시장 수요가 더 강해졌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성철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집에서 소비 활동을 하는 '홈코노미 트렌드'를 강화시켰다"며 "유동인구 감소로 매장에서 취식하는 커피 수요는 감소했지만 이를 홈코노미 수요가 흡수하면서 전체 커피 소비 규모가 예년에 비해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커피 전문점 파이도 확대되고 있다. 거리 두기 조치에도 재택근무족 등 테이크아웃을 하는 커피 수요에 탄력이 실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등 커피 전문점 매장은 지난해에만 100~300여 곳이 증가했다. 특히 테이크아웃 전문 프랜차이즈 메가커피는 지난 한 해에만 매장이 400곳 넘게 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원두커피 판매 매출도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시대 효자 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커피를 놓고 선뜻 지갑을 여는 트렌드가 강해지자 최근 업계에서는 상위 7% 고급 원두로 만든 제품(스페셜티 커피) 시장 선점 경쟁이 불거졌다. SPC그룹은 원두를 와인처럼 장기간 발효시켜 풍미를 높인 '무산소 발효커피'를 개발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커피앳웍스, 파리바게뜨 등 브랜드를 통해 선보였다. 동원홈푸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샌드프레소 스페셜티'를 신설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매일유업 계열 커피전문점 폴바셋은 홈카페족을 겨냥해 21일부터 스페셜티 커피 원두로 만든 '시그니처 블렌드 스틱커피'를 내놓는다.

SPC그룹 관계자는 "커피 전문점 등 대면 사업은 위축됐지만 홈카페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생두 수입량이 많아졌고 그만큼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며 "인스턴트 커피의 경우 예전에는 제품군이 믹스커피 정도에 그쳤지만 이제는 스페셜티, 캡슐, 드립커피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정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