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타워 위탁 운영을 맡은 CJ푸드빌이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지난달 말 운영을 포기했다. 13일 무기한 운영 중단된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모습.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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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랜드마크인 용두산 공원 내 ‘부산타워’를 위탁 운영하던 CJ푸드빌이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운영을 포기하고 부산타워 문을 닫았다. 150억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들여 2017년 7월 재개관했던 부산타워가 폐쇄되자 “시민들은 혈세를 투입해 놓고도 외려 추억의 명소를 못 가게 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9일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달 31일 부산타워에 대한 운영권을 반납했다. 당초 오는 2022년 7월까지인 계약이 중단되면서 부산타워는 1월 1일부터 무기한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부산관광공사 측은 CJ푸드빌 측이 계약 기간이 1년 6개월가량 남은 상황에서 운영권을 반납했다는 점에서 위약 금액을 산정하고 있다.

당초 CJ푸드빌 측은 “서울 남산에 있는 N서울타워를 운영한 노하우로 부산타워의 부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개관한 지 2년 6개월 정도가 지난 후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사업을 접기로 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운영시간 단축과 야외공연 취소 등으로 방문객이 급감했다”며 “계약직원 최소화와 무급휴직 등으로 버텼지만 적자 누적이 심해졌고,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임대료 감면도 해주지 않아 더는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1973년 세워진 부산타워는 높이 120m 규모의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에겐 추억의 공간이다. 부산 원도심과 부산항을 한눈에 볼 수 있어 관광 명소였다. 부산시는 2014년 시설 노후화로 현대화 사업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150억원을 들여 부산타워와 주변 용두산공원(근린공원 7만689㎡) 일대를 재정비했다.

이후 2017년 2월 부산타워 민간사업자 공모에 CJ푸드빌이 최종 선정됐고. 5년간 위탁운영을 맡기로 계약했다. 그해 7월 부산타워가 재개장하자 사람들 발길이 이어졌다. 2016년 11만4000명이던 방문객은 2017년 23만800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8년 40만명, 2019년에는 41만5000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객이 9만3000명에 그치자 CJ푸드빌은 운영 포기를 검토했다. 이에 부산관광공사는 7억5000만원이던 연간 사용료를 지난해 6억6000만원으로 낮췄다. 또 부산시에 추가 재정 지원과 임대료 감면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부산시는 “대기업인 CJ푸드빌에 시 예산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부산시와 10여 차례 회의하며 부산타워를 지속해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며 “새로운 운영사를 찾을 때까지 부산타워는 잠정 운영을 중단할 예정인데 1월에는 공고를 내서 새로운 위탁자를 찾아 이르면 오는 3~4월쯤 재개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제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대기업인 CJ가 중도에 계약을 깬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시비 150억원을 들이고도 부산 시민들은 추억의 공간과 관광 명소를 잃게 된 셈”이라며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 속에 1년간 적자가 났다고 계약을 중도에 깬 CJ는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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