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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결국 참전…막오른 與서울시장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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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의 표명으로 서울시장 출마가 임박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경선은 '우상호 대 박영선' 2파전이 될 전망이다. 박 장관은 경선 투표를 한 달여 앞두고 레이스에 뛰어들게 됐지만 가장 중요한 지표인 지지율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한 우상호 의원은 당내 조직 확보 면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장관은 20일 아침 페이스북을 통해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는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스마트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부처로서 국민에게 꿈과 희망, 미래를 선사할 것"이라며 "질주영선, 버럭영선을 꾹 참고 따라와 주신 직원 여러분께 뜨거운 사랑을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자에게 부여된 기회 또한 소유하려 해서도 안 된다고 느꼈다"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광야로 떠난다"고 적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직원과의 마지막 대화'를 하고 중기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 장관은 수행비서에게 자신의 배지를 직접 달아주면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박 장관은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인 미국 모더나의 스테판 반셀 최고경영자(CEO)와 영상회의를 하고 국내에 호흡기 전염질환 백신 생산공장 공동 설립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12월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반셀 CEO 간 영상회의 후속 조치로 이뤄진 것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반셀 CEO는 백신 연구개발(R&D) 공동 투자와 한국 스타트업을 위한 개방형 혁신 플랫폼 활성화 등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박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출마가 임박해짐에 따라 민주당 내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내에선 박 장관 출마가 늦어지면서 경선 흥행이 저조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었다. 야권에서는 이른바 '안·나·오(안철수·나경원·오세훈)'를 중심으로 다수 후보 간 경쟁과 단일화 논의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반면, 민주당은 우 의원 홀로 레이스를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후보군이었던 박주민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경선 투표 일정을 다음달 25~28일로 잠정 확정해 후보들에게 통보했다. 시간이 한 달가량 남은 셈이다. 경선 룰은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 비율로 반영하기로 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우 의원은 일찌감치 선거 준비에 돌입해 당내 조직을 탄탄히 다져놓은 게 강점이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지역 의원들을 두루 접촉해 지지세를 확보했다. 이에 더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측 인사들도 일부 흡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권리당원 투표를 좌우할 '조직표'에서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두 차례 부동산 정책 발표를 포함해 다섯 차례 정책 발표를 통해 정책적 측면에서도 준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내에선 결과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서울 지역 한 중진 의원은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당내 조직은 우 의원이 많은 것 같고, 시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박 장관이 높은 것 같다"며 "일반 지표는 박 장관이 압도적이지만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이 50대50이라 선거에 들어가면 모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다선 의원도 "두 후보 강점이 상반돼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당원들은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를 따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금언처럼 통하는 말이 '당은 언제나 이기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라며 "결국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로선 박 장관이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우 의원이 남은 기간에 인지도 상승을 이끌어낸다면 상황은 바뀔 수 있다.

민주당은 박 장관 출마로 경선 흥행을 기대하는 한편 야권의 상승세를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인 김진표 의원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자 구도로 가도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속마음까지 그럴까"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기동민 의원은 "야권이 벌떼 축구를 한다면 우리는 진보 개혁의 상징성이 있는 우 의원과 중도 확장 가능성이 있는 박 장관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면 서울시민 마음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주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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