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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말문 막히면 시간 벌어보십시오” 文 프롬프터 가짜사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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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가 두 대 있는데, 참고로 질문하신 기자님 성명과 소속, 질문요지가 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14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질문을 받기에 앞서 한 말이다. “과거에도 답변이 올라와 있는 게 아니냐고 해서 미리 말씀드린다”면서다. 당시 문 대통령이 굳이 사전 설명을 한 이유는 ‘프롬프터 논란’이 거듭해 일었기 때문이었다.

올해 신년기자회견 뒤에도 프롬프터를 둘러싼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번엔 가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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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유포된 가짜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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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터 원본 사진. 트위터 캡처



20일부터 트위터 등 온라인엔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 현장 참모의 ‘조언’대로 답변했다는 의혹을 담은 사진 한 장이 돌기 시작했다. 이 사진에 담긴 프롬프터 화면엔 ‘대통령님, 말문 막시히면 원론적인 답변부터 하시면서 시간을 벌어보십시오’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이 문구는 조작된 것이다. 심지어 원본 사진은 올해가 아닌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 때 촬영된 것이다. 원본 사진에는 프롬프터 화면에는 질문한 기자의 소속·이름과 ‘부동산 안정화 정책의 구체적 목표는? 보유세 강화에 대한 생각은?’이라는 질문 내용 요약이 적혀있다.

이같은 가짜사진이 돌자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원본사진을 촬영했던 연합뉴스가 입장을 밝혔다. 21일 오후 연합뉴스는 자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재 SNS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장면을 왜곡 조작한 ‘가짜 사진’이 유포되고 있다”며 “프롬프터 문구를 조작한 가짜 사진은 연합뉴스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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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사진이 확산하자 연합뉴스는 자사 트위터 계정에 공지를 올렸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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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 대통령은 실시간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지만, 기자회견 때마다 문 대통령이 미리 질문을 받아 작성한 답변을 모니터에 띄워 읽는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참모진이 답변을 작성해 프롬프터를 통해 전달하면 이를 문 대통령이 읽을뿐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2018년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 때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기자들이 물으면 실시간으로 프롬프터에 (답변이) 올라왔다”고 주장했고, 청와대는 “프롬프터에 띄운 것은 질문 요지였고 답변은 대통령이 즉석에서 했다”고 반박했다. 이듬해 신년 기자회견 때도 회견장에 놓인 프롬프터를 둘러싼 ‘각본’ 의혹이 일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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