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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美가 원하는 건 화웨이의 죽음" 런정페이 연설 뒤늦게 공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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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런정페이(任正非)가 미국이 원하는 것은 화웨이의 죽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언급한 영상이 뒤늦게 공개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6월 런정페이가 한 연설을 화웨이가 전날 내부망에 뒤늦게 공개했다고 2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런정페이는 이 연설에서 "미국의 제재에서 살아남기 위해 운영을 분산하고 제품 라인을 단순화하면서도 3~5년간 임원진의 급여 수준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개월 동안 회사가 많은 장애물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미국 측으로부터 화웨이 기술과 관련된 제품에 대한 접근 금지 및 서비스 제공,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라는 압박을 받아 원래 구상했던 생산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는 것이다. 런정페이는 "미국이 화웨이에게 원하는 것은 죽음뿐인 것 같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미국의 규제 방침을 준수하려고 노력했지만 미국 측에서 현지 지점과 사무실에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할 것을 촉구하는 등 무리한 부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런정페이는 "이들의 의도는 뻔하다"면서 "현재 우리의 능력과 전략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다. (미국은) 우리를 초등학생처럼 처음부터 도전하게끔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SCMP는 화웨이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 첫 출범이 끝난 뒤 런정페이 연설을 밝힌 것에 주목했다. 이날은 중국 회사를 압박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물러난 첫날이기도 하다. SCMP는 화웨이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5세대 이동통신(5G) 분야의 세계적 선도 기업 중 하나였던 화웨이는 2019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제재로 핵심 부품을 조달할 길이 막혀 위기에 처한 상태다. 해외 5G 네트워크 구축도 제약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도 매각하면서 삼성전자와 놓고 벌이던 1등 경쟁은 포기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최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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