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습한 실내선 유해 미생물 번식
인공눈물 효과 없으면 안과 치료
목욕한 뒤 5분 내 보습제 발라야"
몸속 수분 채우는 법
건조함은 겨울철 건강 복병이다. 차고 건조한 공기를 피해 실내에 들어와도 소홀한 환기와 난방기기 사용 탓에 건조함이가중된다. 건조한 공기는 바이러스 활동을 부추겨 호흡기를위협하고 눈·피부 등에 악영향을 준다. 겨울철 건조함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물을 수시로 마시며 인공눈물이나 보습제로 뻑뻑하고 가려운 눈과 피부를 달래야 한다. 이땐 적절한 활용법을 알아둬야 부작용없이 기대하는 수분 보충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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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 유지 ‘가습기’2~3m 거리 두고, 거실에서 사용하기
눈이나 점막, 피부의 건조는 각종 감염 위험을 유발한다.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점액 분비가 감소한다. 그러면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유입되는 바이러스, 미세먼지 등 각종 유해 물질을 걸러내는 필터 역할에 장애가 생긴다. 겨울에 실내외 온도 차뿐 아니라 습도 조절에도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감기나 기관지염, 심한 경우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습기 활용을 권장한다.
습도는 너무 낮아도, 높아도 문제다. 겨울철 적정 실내 습도는 50~60%를 유지하는 것이다.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최혜숙 교수는 “종일 가습기를 사용하면 실내 습도가 급격히 높아져 곰팡이 같은 미생물 번식을 촉진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습기를 종일 켜두기보단 2~3시간마다 30분씩 사용하고 최소 2~3m 거리를 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간혹 머리맡에 두고 쓰는 사람이 있는데 위험한 행동이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는 가습기를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틀고 사용하면 차가운 수분 입자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 증상이 오히려 악화할 수 있다. 좁은 침실보단 넓은 거실에 두고 사용하고, 방에서 써야 한다면 환기를 수시로 해준다. 가습기 사용 시 청결은 필수다. 물은 정수된 물이나 끓였다가 식힌 물을 사용하면 좋다. 물통에 세균·곰팡이가 번식하지 않도록 매일 세척하고 사용하지 않을 땐 반드시 물을 완전히 비우고 부속품을 세척한 후 건조 상태로 놔둔다.
눈 마름 해소 ‘인공눈물’방부제 들었으면 하루 6회 이내 넣기
차갑고 건조한 겨울에는 안구 건조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눈이 시리거나 뻑뻑해지며 잦은 충혈과 이물감 등을 토로한다. 실내에 난방을 가동하면 공기 중의 수분이 증발하기 쉽다. 장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핸드폰을 집중해서 볼 땐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 눈물 증발이 빨라진다. 어떤 이유로든 눈꺼풀이 끝까지 감기지 않거나 안구 표면 염증이 있을 때도 눈물막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인공눈물은 눈이 마른 경우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안약이다. 부족한 눈물을 보충해 안구 건조 증상을 개선해 주고 각막염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주며 눈에 들어간 이물질과 미세먼지를 물리적으로 세척해 주는 역할을 한다. 카르복시메틸셀룰로오스나 히알루론산과 같이 눈물의 점액질과 지질 역할을 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방부제가 들어 있는 다회용 인공눈물에는 항균 효과가 우수한 벤잘코늄 등의 성분이 흔히 사용되는데 독성이 강한 편이다. 자주 점안하면 각막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심하면 각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사용 횟수를 하루 6회 이내로 제한하는 게 좋다. 콘택트렌즈 착용자, 알레르기성 질환 또는 심한 안구 건조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 사용을 권한다. 대신 일회용은 오염에 취약하므로 한 번 개봉하면
1회 사용 후 폐기한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렌즈를 제거한 후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이 좋다. 용액이 눈과 렌즈 사이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렌즈가 눈에 달라붙을 수 있어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안과 이지혜 교수는 “인공눈물만으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안과를 방문해야 한다”며 “안구 표면에 염증을 동반한 경우 항염증 치료제를 같이 점안하고 지속적인 각막 상피 결손을 보이는 경우 자가 혈청 안약 점안이나 눈물점 마개 등의 시술이 도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부 장벽 보호 ‘보습제’크림 제형을 얇게 펴 발라 흡수시키기
겨울에는 낮은 기온과 습도로 피부 수분이 손실되고 피부 장벽이 손상되기 쉽다. 하얀 각질이 일어나거나 가려움증이 생기는 피부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겨울철 피부 관리의 핵심은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것이다. 피부 장벽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으로 피부 표면을 감싸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각질층과 지질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벽돌과 시멘트에 비유된다. 벽돌을 쌓을 때 시멘트가 벽돌 사이를 메워 주듯 각질층 사이는 세포 간 지질이 메워 준다. 피부 장벽은 피부 속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막고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도록 돕는다.
피부 장벽을 보호하려면 화장품을 제대로 써야 한다. 얼굴의 경우 클렌징한 후 너무 묽지 않은 콧물 제형의 토너를 화장 솜에 묻혀 가볍게 닦아낸 다음 보습제를 바른다. 겨울엔 산뜻한 로션보단 약간 기름진 느낌의 보습제가 낫다. 가벼운 젤 형태가 아닌 크림이나 밤 제형이 추천된다. 건조감이 심한 사람은 글리세롤·히알루론산·유레아 등의 성분이 들어 있는 보습제를 쓰면 좋다. 고루 발라주면 기름 성분과 보습인자들이 피부 장벽을 탄탄하게 만들어 피부 당김 증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꺼번에 많이 바르기보단 보습제가 밀리지 않을 정도로 얇게 펴 바르고 충분히 흡수될 수 있도록 기다린다.
몸도 마찬가지다. 목욕이나 샤워를 한 후에는 3분 안에 보습제를 바른다. 물기가 마르는 과정에서 피부 각질층에 있던 수분까지 함께 증발해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샤워하지 않았더라도 건조한 느낌이 든다면 수시로 보습제를 덧바른다. 다만 몸은 얼굴보다 피부가 두꺼워 같은 양을 발라도 흡수율이 낮을 수 있다. 보습 성분이 피부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유분 함량이 좀 더 높은 몸 전용 보습제를 쓰는 것이 좋다. 허벅지와 팔다리, 배 부위는 피지샘이 작아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보습제를 더욱 꼼꼼히 바른다.
신진대사 돕는 ‘물 섭취’하루 1~2L를 수시로 마셔 갈증 씻기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고 더운 여름과 달리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해 수분 섭취에 소홀해지기 쉽다. 수분은 몸속에서 영양소를 운반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는 “몸속 수분은 약 47%가 마시는 물, 39%는 음식물로 섭취하고 나머지는 체내에서 만들어진다”며 “건강한 성인은 하루 1~2L의 물을 마셔야 적정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인의 하루 물 권장 섭취량은 1~2L(250mL 컵 4~8잔)다. 양을 채우는 데 급급해 한꺼번에 많이 먹기보단 평소에 수시로 마셔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5도 미만의 냉수를 급히 마시면 혈압을 상승시켜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너무 차가운 물보단 5~15도 물을, 인체 내 전해질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네랄워터를 즐겨 마시는 게 좋다. 커피나 탄산음료, 맥주로 갈증을 풀면 이뇨 작용을 촉진해 오히려 체내 수분을 뺏기므로 가급적 생수로 갈증을 해소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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