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가 나라 걱정을 하며 점잖게 정 총리와 이 지사를 타이른 것처럼 보이지만, 이 대표도 사실 이런 말 할 처지가 못 된다. 이 대표는 이 대표대로 좋은 실적을 낸 기업들이 이익 일부를 자영업자 등 코로나 피해자들에게 나눠주는 이익공유제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익공유제의 일환으로 은행들이 자영업자의 이자를 감면하거나 아예 받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특별법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발적’이라고 하더니 점점 팔 비틀기로 바뀌고 있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민간 기업과 금융회사들에서 별도 기부금을 받아 수조원대 기금을 만들어 소상공인 등에게 나눠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 총리, 이 대표, 이 지사는 2022년 대선을 노리는 집권당의 차기 주자들이다. 세 사람이 각자 포퓰리즘 상품을 내걸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 총리와 이 지사가 나라 재정을 자기 주머니 돈인 양 퍼주자는 쪽이라면, 이 대표는 돈 많이 버는 기업을 털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눠주겠다는 로빈 후드 흉내까지 내고 있다는 점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상호 비방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얼마 전에는 독자적으로 재난기본소득 지급안을 발표한 이 지사를 향해 정 총리가 “단세포적 발상에서 벗어나라”, 이 대표는 “지금 거리 두기 중인데 소비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왼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국민 의식 수준을 무시하는 것”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반박했다.
세 사람은 서로 치고받으며 ‘마이웨이’를 주장하지만 국민 눈에는 똑같이 ‘무차별 돈 뿌리기’일 뿐이다. ‘정세균 표(標)’ ‘이낙연 표’ ‘이재명 표’로 맞바꾸려는 포퓰리즘 상품은 전부 국민이 갚아야 할 나랏빚이고 민간기업들에게서 갈취하는 준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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