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 대학생과의 대담집 출간…"미래 대통령, 5가지 자질 필요"
"중국은 미국을 대체 못해…기본소득은 복지가 아닌 경제정책"
김종인 비대위원장 |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저서 '대화'가 25일 시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81세의 제1야당 대표와 '띠동갑' 21세 대학생(곽효민)의 대담집이다. 지난해 3월 발간한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 이후 10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 책에서 40년 노정객의 시각으로 한국정치의 역사와 현재를 들려줬다.
먼저 눈에 띄는 대목은 '흑과 백'처럼 대립하는 양대 개념으로 자리 잡은 '진보와 보수'에 대해서다. 대학생이 던진 질문에 김 위원장은 "한국의 보수·진보는 가짜"라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진보에 대해 "정치 사전 족보에도 없는 말"이라며 현재 진보를 자처하는 정당에 대해 "이념적 실체도 없는데 그저 자신들이 '진보적'이라면서 진보를 참칭하는 세력"이라고 일갈했다.
보수에 대해서도 싸늘하다. "어떤 사람들은 '보수정당의 정체성' 운운하면서 더욱더 보수적으로 보이기 위해 안달한다.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 보수주의가 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수란)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국민이 과격 혁명을 일으키기 전 하는 개혁"이라는 영국 정치학자 에드먼드 버크의 표현을 인용했다.
김 위원장은 "일체의 좌우 구분법 자체가 매우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에 도움이 되면 좌·우파 정책 뭐든 갖다 쓰려는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권이 사력을 다하는 '검찰개혁'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을 이루는 '운동권 세력'의 비리를 덮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사모펀드 의혹 등을 두고 "부정·비리·부패·뇌물 방식이 과거에 비해 굉장히 정교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여권 핵심 인사들이) 운동권과 정치권에서 못된 것만 잔뜩 배운 것 같다. 검찰이 조사하려고 하니까 검찰개혁을 들고나왔다"며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대선과 관련한 대목에서 미래 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질로 ▲ 개방에 대한 인식 ▲ 안보에 대한 관점 ▲ 다양성에 대한 이해 ▲ 경제에 대한 지식 ▲ 교육에 대한 의지 등 5가지를 꼽았다.
대외적으로 '미국이냐 중국이냐'는 딜레마에 대해 김 위원장은 쾌도난마식으로 "중국은 미국을 대체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틀린 이야기다. 껄끄러운 것은 이쪽(미국)에서 얻고, 좋은 것은 저쪽(중국)에서 취하는 식의 이기적 친구를 (미국이) 동맹이라고 생각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세계의 공장' 중국의 위상은 갈수록 약화한다. 반면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자체를 뒤바꾸는 혁신적 기술은 여전히 미국에서 쏟아져 나온다"고 덧붙였다.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를 대비하려면 자신의 지론인 '기본소득'을 대비해야 한다고 김 위원장은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높아졌는데, 혁신에서 소외된 사람은 발전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면, 그런 사회는 안정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없다"며 "기본소득은 복지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이라고 설명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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